경남 창원시 웅남동 냉연철판 가공업체인 경남스틸 최충경(63) 사장은 지난해 12월 3일 창원대에 발전기금 1억원을 전달했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금융 쓰나미'로 인한 경기 불황에서 경남스틸도 자유롭지 못했다. 기업들의 가동중단 등이 이어지면서 한 대기업의 경우 월 납품액이 100억원에서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전체적인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지역 대학에 거액을 내놓은 것은 "아무리 어려운 시기라도 인재육성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며, 지역에서 번 돈은 지역을 위해 써야 한다"는 최 사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었다.
이날 1억원을 포함, 경남스틸이 지금까지 창원대에 기탁한 돈은 5억5400만원에 달한다. '400만원'은 최 사장이 이 대학 최고경영자과정 등에서 몇 차례 특강을 한 뒤 받은 강의료를 학교측에 돌려줬기 때문이다.
전체 직원이 40여명에 불과한 경남스틸은 지난해 창원대, 마산대(1000만원), 마산창신고교(3000만원) 등에 학교발전기금과 장학금 등을 내놓았다. 또 경남오페라단(1억원)을 비롯한 크고 작은 음악단체와 지역의 문화예술인 등을 소리없이 후원, 지난 한 해 기탁한 돈은 3억1000만원이 넘는다.
이 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사장이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아무 연고도 없는 마산창신고교에 기숙사 건립비 1억원을 기탁했던 것. 기부가 계속되면서 기숙사와 체육관이 완공됐고, 장학회가 설립되는 등 경남스틸이 창신고와 창신대에 전달한 성금이 10억원을 넘어섰다.
97년부터 경남도장애인재활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 사장은 장애인 재활을 위해 매년 5000만원 안팎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역 작가들의 작품전시회가 열리면 빠지지 않고 들러 사들인 작품 100여점을 공장 곳곳에 전시, 철판가공업체인 회사가 화랑 분위기마저 자아낼 정도다.
96년 이후 경남스틸이 장학사업과 장애인 재활, 메세나 등에 지원한 금액은 28억원 정도. 이런 활동 탓에 최 사장은 지난해 11월 한국메세나협의회(회장 박영주)로부터 '2008 메세나 대상 메세나인상'을 받았고, 지난해 창원시로부터 '2008 올해의 최고 경영인'으로 선정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배경엔 이윤창출과 깨끗한 납세에 이어 번 돈을 주주·직원·사회가 3분의 1씩 나눠 갖겠다는 최 사장의 경영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부산지방국세청이 2005년 10월 직원 5명을 보내 35일간 세무조사를 했으나 단 1원도 추징하지 못해 국세청 직원이 혀를 내둘렀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직원들에게 못해주면서 사회공헌활동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직원들에게 규정된 660%를 뛰어넘는 860%의 상여금을 지급했다. 직원 자녀 수에 관계없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며, 직계 존·비속의 의료비도 100% 지원한다.
이 회사의 2007년 매출액은 1560억원, 순이익은 34억원이었다. 90년대 초반 일찌감치 전산화를 마무리한 덕에 생산직 43명을 제외한 관리직은 사장을 포함, 4명에 불과할 정도로 경영효율이 극대화돼 있다.
"너 나 할 것 없이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지만 사회에 더 많은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전 직원과 함께 더 열심히 뛰겠다"는 게 최 사장의 각오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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