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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알짜 강소기업

아메리카에 디자인을 입혔다 ★한세실업

김상엽 강사(김쌤) 2008. 11. 30. 19:45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 힘든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세계 시장을 평정해 가는 '알짜 기업'들도 많습니다. 우리 산업을 이끌고 가는 이런 '숨은 강자(强者)' 기업들을 발굴,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어려움을 뚫고 약진하는 이들이 우리 경제에 '희망의 불빛'이 됐으면 합니다.

"미국 사람 3명 중 1명은 우리 회사 옷을 입고 다닙니다."

그 주인공은 국내에서 이름마저 낯선 한세실업. 이 회사가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의류는 모두 1억4000만장. 미국 인구가 약 3억500만명임을 감안하면, 3명 중 1명이라는 얘기가 농담이 아니다.

그러나 한세실업은 정작 국내에서는 옷을 한 벌도 팔지 않는다. 국내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아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생산제품 모두를 월마트타겟 등 세계적인 대형마트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수출한다. 나이키, , 아메리칸이글, 애버크롬비앤피치 등 유명 미국 의류회사들도 한세실업에 옷을 주문한다.

"나이키·갭도 우리가 만든다"

26일 낮 서울 여의도 한세실업 본사에는 디자이너 팀장인 양은순(여·35)씨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러 모양의 티셔츠를 그리고 있었다. 그가 디자인한 티셔츠는 해외 각지에 있는 한세실업의 공장에서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물론 이 티셔츠는 '한세실업'이 아니라 고객 회사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온다.

이용백 한세실업 사장은 "자체 브랜드가 없었던 게 오히려 득이 됐다"고 말했다. 치열한 국내 패션 시장에서 중소기업으로서 유통·마케팅 같은 비용 부담을 감수하며 자체 브랜드로 경쟁하는 무리수를 두기보다 일찌감치 OEM 수출로 눈을 돌린 게 경쟁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OEM이 아니라 ODM입니다

한세실업은 단순 생산만 하는 OEM이 아니라 바이어가 대강의 스타일과 원단 등을 지정해 주면 독자적으로 디자인을 해 샘플을 만든다. 때로는 먼저 디자인을 정해 샘플을 제작한 뒤 바이어에게 제안을 하기도 한다. 제품 생산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ODM(제조자디자인생산) 방식으로의 전환을 이미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은 "'브랜드 판매 방식이 아니니까 고객사 주문대로 대충 만들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라면 바이어나 고객사의 불합리한 가격 책정, 본전도 안 되는 이익률 등에 휘둘려 말 그대로 하청 OEM 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세실업은 철저한 관리시스템을 갖췄다. 한세실업이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연구개발과 디자인 역량 강화. 서울 본사에만 디자이너가 30명 근무 중이다. 김애선 디자인총괄담당 상무는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공부를 했고 현지 근무 경력도 있는 인재들"이라고 말했다. 올 3월에는 뉴욕의 우수 디자이너들을 영입해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에 사무소도 세웠다.
▲ 26일 서울 여의도 한세실업 본사에서 디자이너들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선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특성에 맞는 해외 경영

한세실업은 베트남·니카라과·과테말라·중국·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6개국에 8개 해외현지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이 한세실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면 해외 생산기지는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한세실업은 해외 공장을 지역별로 특화했다. 손재주가 좋은 인력을 많이 보유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공장은 바이어의 요구 조건이 까다로운 나이키, 갭, 아메리칸이글 등의 의류를 만들고 있다.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일정량을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중남미의 공장은 월마트, 타겟 등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ODM을 통한 해외 경영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김동녕(64) 회장은 1년 중 120일은 해외에 나가 있다. 김 회장은 "해외 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하고, 이들에게 인간적인 차원에서 겸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한파(寒波)도 해외 경영에 치중하는 한세실업에는 호기(好機)가 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환율 상승 효과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세실업의 주 고객사인 월마트의 경우 최근 매출이 오히려 늘어 한세실업에 대한 주문량도 덩달아 크게 늘었다. 또 경쟁력이 없는 다른 OEM 업체들이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는 경우가 늘면서 새 고객사들도 생기고 있다.

ODM

제조업자 개발생산 또는 제조업자 설계생산(Original Design Manufacturing)을 일컫는 말. 제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해 유통업체 등에 공급하고, 유통업체는 자사에 맞는 제품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과는 구별된다. 즉,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단순히 생산만 하는 OEM 방식과 달리, 디자인 등을 자체 개발해서 납품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