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력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는 기술력뿐 아니라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 경쟁력 요인이다. 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 검사장비 전문기업 파이컴은 독창적 기술로 불량품 검사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생산성 향상을 이룬 대표적인 성공기업이다.
김정일(金精一·56) 사장은 이런 파이컴 기술력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다. 미국 버클리대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세계적 연구기관인 IBM왓슨 연구소와 LG반도체연구소 등을 거친 우리나라 반도체 1세대 중 한 명. 작년 10월 창업주 이억기(53) 부회장의 제안으로 파이컴에 합류한 후, R&D(연구개발) 투자를 추진하며 비메모리반도체 등 신시장 개척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입사해보니 파이컴이 반도체 검사장비 분야 세계 1위인 미국의 '폼팩터'와 3년 넘게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었어요. 효율성을 예전보다 6배 이상 높인 '멤스카드'(MEMS Card·초소형 미세공정 시스템)라는 신기술이 소송의 대상이었지요." 일개 중소기업이 세계적 기업을 상대로 벌이는 특허소송은 승산이 낮아 보였다.
김 사장은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중소기업이 세계적 기업에 맞서 싸운다는 것은 목숨을 건 일이지요. 만약 패한다면 곧바로 거래선이 막혀 도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이미 보편적으로 알려진 이론을 마치 자신들의 특허기술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폼팩터를 압박했다. 결국 지난달 대법원은 파이컴의 손을 들어 주었다. 4년 이상 끌어 온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승리한 것이다.
김 사장은 "이번 소송 과정에서 반도체 관련 회사들이 파이컴 기술에 대해 큰 신뢰를 보여 주었다"며 "무분별한 특허소송으로 중소기업의 영업을 방해하는 거대 기업의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고 말했다.
파이컴이 이런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과감한 R&D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반도체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중소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금액을 꾸준히 투자한 것. 지난해 파이컴이 R&D에 투자한 금액은 164억원. 올해는 2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전체 388명의 직원 중 R&D 인력은 123명(32%)이나 된다.
김 사장은 "과감한 투자에 나선 중소기업은 자칫 기술개발에 실패할 경우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며 "실패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 노련한 엔지니어의 경험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다음 목표는 메모리 반도체를 벗어나 시장성이 훨씬 큰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는 일. 아직 국내기업은 이 분야에서 초보 단계에 있다. 김 사장은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올해에만 100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비메모리반도체 검사장치 분야에서 연내 첫 매출을 낼 계획"이라며 "국내 시장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유럽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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