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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알짜 강소기업

비닐봉투에서 방탄용 필름가지 ★상보

김상엽 강사(김쌤) 2008. 11. 24. 15:56

'비닐봉투에서 방탄용 필름까지.'

특수필름 전문기업 상보는 약육강식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영세기업이 강자(强者)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상보 김상근(58) 대표는 1977년 서울 중부시장에서 남의 공장 자투리 공간을 빌려 비닐 포장지 만드는 일로 사업을 시작했다.

수출 붐이 거세던 시절이라 매출은 괜찮았지만, 실제 손에 쥐는 돈은 거의 없었다. 특별한 기술 없이 가격 경쟁에 시달려야 하는 영세기업의 한계였다. 새 사업을 고민하던 그는 이듬해 우연히 오디오·비디오용 테이프를 생산하는 대기업 공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테이프의 핵심 부품이던 음질 보호용 특수 필름은 대부분 일본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무릎을 쳤다. 일본 제품보다 더 낮은 가격에 만들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기술이었다. 그는 대기업 연구소와 대학 교수를 찾아다니며 관련 지식을 배웠다. 그렇게 모은 자투리 정보를 활용해 제품 개발에 나섰다. 기술개발을 위해 일찌감치 산학연(産學硏) 협동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1년여 끝에 개발한 제품은 국내 기업뿐 아니라 소니·후지 등 해외 유명기업에 납품하게 됐고, 1980년대에는 세계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탄탄대로를 질주하던 테이프 사업은 1990년대 들어 CD가 나오며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업종전환을 생각하던 김 대표는 2000년에 들며 신기술로 떠오르던 LCD 모니터를 주목했다. 대기업이 모든 부품을 개발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 핵심 부품인 광학용 특수필름을 독자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이를 위해 40명의 석·박사 연구인력으로 R&D센터를 설립했다. 그 결과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중국·대만 기업들이 그의 고객이 됐다. 김 대표는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을 선택한 후, 그 시장을 공략할 핵심 기술을 개발하려 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초고층 빌딩에 필수적인 가볍고 튼튼한 유리창 개발에 필요한 필름을 개발했다. 총탄도 뚫지 못할 정도의 강도로, 방탄용으로 사용 가능하다. 김 대표는 "변신의 원동력은 결국 R&D였다"고 말했다.

상보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핵심 기초소재 개발부터 이를 활용한 완제품 생산까지 일관된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R&D센터뿐 아니라 연구전문 자회사 옵틱스를 2005년 별도 설립했다. 옵틱스에서 기초소재를 개발하면, R&D센터는 이를 상품으로 실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경영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R&D를 꾸준히 수행하기 위해 독립적인 R&D 조직을 설립한 것"이라며 "당시엔 주변에서 만류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결국 이런 노력들이 회사의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 전체의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업 간 활발한 기술교류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기초 연구소를 설립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