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전문 업체 네오엠텔에는 '최초' 또는 '유일'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네오엠텔은 지난 1999년 휴대폰용 애니메이션 그래픽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미국의 세계적인 휴대폰 칩 제조업체 '퀄컴'으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퀄컴에서 받은 로열티 수익이 100억원이 넘는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로부터 막대한 로열티를 걷어 가는 최고의 기술 기업으로부터 거꾸로 로열티를 받고 있다.
네오엠텔은 또 국내 벤처로는 드물게 휴대폰에 내장되는 임베디드(embedded)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업체다. 한국은 반도체나 휴대폰·TV 같은 하드웨어와 달리 소프트웨어 부문은 산업 기반이 매우 취약한 게 사실. 그런데도 네오엠텔은 지난 10년간 한우물을 파며 매출 100억원대에 영업이익률이 25%에 육박하는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 벤처들은 대부분 대기업에 의존한 비즈니스를 하는 게 현실입니다. 대기업 주문을 받아서 기술을 납품하는 형식이죠. 우리는 처음부터 특정 기업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네오엠텔 김윤수(金潤秀·41) 사장은 자신들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신 혹독한 수험료도 냈다고 한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대기업 납품이 없다 보니 힘들 때에는 투자받은 돈이 모두 바닥나고 빚만 늘어나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시절에도 통신업계에서는 네오엠텔의 기술력만은 최고로 평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 출신인 김 사장은 물론 창업 멤버 3명 모두가 뛰어난 개발자였고 여기에 매년 매출의 50% 이상을 R&D(인건비 포함)에 투자할 만큼 기술 개발에만 전력 투구를 한 덕분이었다.
실제 네오엠텔의 모바일 그래픽 기술은 지난 2000년 국내 이동통신업체의 통합 표준으로 채택됐고, 퀄컴이 네오엠텔을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했다. 모토로라, 브라질의 통신업체 비보, 중국 최대의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 등 쟁쟁한 기업들과도 잇따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기대와는 달리 처음에는 로열티 수익이 보잘것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휴대폰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본격화된 2003년부터 수익이 크게 늘어나더군요." 김 사장은 "소프트웨어산업은 이처럼 제품 개발이 수익으로 돌아오는 기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그만큼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요즘 중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이동통신시장이 초고속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3세대 통신으로 전환되면서 모바일 그래픽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네오엠텔은 차이나모바일에 이어 최근에는 중국의 CDMA 이동통신업체 차이나텔레콤에도 솔루션 공급을 위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설립한 중국 현지 법인에서는 현재 30여 명의 직원들이 중국 시장에 맞는 솔루션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김 사장은 "10년 전 회사를 처음 세울 때부터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업체를 만들어 보자는 게 목표였다"면서 "중국 시장은 회사의 새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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