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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알짜 강소기업

자동차와이퍼생산 세계5위 ★캐프

김상엽 강사(김쌤) 2008. 11. 24. 15:46

누런 벼가 고개를 숙인 경북 상주시 외답동 들녘. 그 한편에 자동차 와이퍼 생산 부문에서 세계 5위 기업인 캐프의 4층 건물이 우뚝 서있다. 주변에는 공장은커녕, 변변한 가게도 찾기 힘들다. 이 시골 공장이 몇 해 전 보쉬 등 세계적 자동차부품 기업들을 제치고 미국·캐나다 월마트 납품권을 따낸 캐프의 신기술 본거지다. 캐프는 지난 2005년 국내 최초, 세계 3번째로 무게가 가볍고 성능이 뛰어난 일체형 와이퍼를 개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잇따른 신제품으로 마쓰다와 닛산, 다임러크라이슬러, GM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상주가 고향인 고병헌(60) 회장은 지난 3월 대구 본사에 있던 중앙연구소와 생산공장 등 핵심시설을 이곳으로 옮겨 왔다. 단순한 애향심 때문만은 아니다. 고 회장은 "비좁은 도시나 공단 대신 풍부한 노동력과 쾌적한 자연환경이 있는 곳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에선 젊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것이라며 만류했다. 이전 6개월이 지났지만, 30여 명의 엔지니어 중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없다. 우수한 인력을 붙잡은 캐프의 매력은 무엇일까?

우선 캐프에는 정년(停年)이 없다. 능력과 기술이 있으면 일하고 싶을 때까지 일할 수 있다. 연구개발(R&D) 분야 인력 채용에는 정원(定員)이 없다. 연구소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몇 명이든 복잡한 절차 없이 채용할 수 있다. 캐프는 지난 3월 상주공장 이전 후에도 상주 출신 엔지니어 8명을 추가로 영입했다.

R&D 관련 투자비 상한선도 없앴다. 직원들은 결과에 대한 부담 없이 새로운 실험을 진행하고, 세계 주요 전시회를 돌며 선진 기술을 습득한다. 회사에는 연봉 결정권이 없다. 직원이 스스로 자신의 연봉을 책정하고, 회사가 승인하는 방식이다.

강경수 중앙연구소장은 "가족을 도시에 둔 직원을 위해 주변에 오피스텔을 지어 제공하고 있다"며 "엔지니어들이 기량을 뽐내기에 이보다 좋은 조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앞으로 회사가 더 커지면 수도권에도 별도의 R&D센터를 두게 될 것"이라며 "결국 우수인력 확보는 지역이 아닌 회사 분위기 문제"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R&D의 목적은 이윤추구가 아닌 생존(生存)이라고 말했다. 샐러리맨 출신으로 1995년 마흔 중반에 창업한 고 회장은 IMF사태 등을 겪으며 수차례 부도 직전에 몰린 경험이 있다. 그때도 R&D에 대한 투자비는 아끼지 않았다. 대신 전 직원들이 직접 거리에서 물건을 팔며 위기를 넘겼다.

"이윤 추구에 매달리다 보면 눈앞의 성과에만 급급해 먼 미래를 내다본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목표를 향해 달리다 보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고 회장에게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물었다. 대답은 "내 손으로 와이퍼를 없애는 것"이었다. 그는 "언젠가는 와이퍼가 필요 없는 자동차가 나올 텐데, 우리가 그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앉아서 망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고 회장은 "R&D에 대한 선입견과 한계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