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에 있는 유도실업 본사. 이 회사는 자동차 범퍼나 전자제품 등의 금형(金型)에 플라스틱 원료를 주입하는 장비인 핫러너(hot runner)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대학 기숙사를 연상시키는 붉은 벽돌 건물에는 새 생산설비를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바로 옆에는 1공장이 가동 중이었다. 20명 직원들이 최종 검사나 장비 교체를 담당할 뿐, 대부분의 공정은 자동화돼 있었다. 이 회사 유영희(61)회장은 "무인(無人) 공장을 뜻하는 '사이버 팩토리'(cyber factory)라고 이름 붙였는데, 경쟁업체보다 생산성이 30% 이상 높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체를 IT기업처럼 경영하고 있었다. 매월 3000여 종류의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다품종 소량생산'인 핫러너 사업에서 20% 전후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내는 출발점은 데이터(data)였다. 1980년 설립 후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단기간에 설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설계 데이터는 자동으로 장비에 입력되고 곧바로 생산에 들어간다. 외국 지사에서도 국내 생산 공정을 컴퓨터 모니터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인사 관리와 재무 등 일반 경영도 데이터화했다. 생산과 영업, 불량률 등 수치를 입력하면 개별 직원에 대한 업무평가가 자동적으로 산출된다.
"자동화는 경영의 스피드를 높였고, 결국 고객 만족으로 이어집니다. 해외 거래처의 까다로운 조건도 단기간에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유 회장의 이런 '사이버 경영'은 다른 기업의 모범이 되고 있다. 최근에도 일본 등 해외 기업들이 유도실업에 견학을 왔다. 그는 "연구개발(R&D)은 생산 현장은 물론 재무와 인사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유도실업은 모든 제품을 자체 브랜드로 수출하고 있다. 해외 경쟁업체보다 10% 이상 싸게 팔지 않는다는 원칙도 세워두고 있다. 유 회장은 "해외 판매 가격이 국내보다 오히려 비싸지만 세계 어디든지 찾아가는 고객 서비스로 불만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애초 신부(神父)가 되는 게 꿈이었다.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신학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늘 도전을 즐겼던 그는 결국 사제의 길 대신 사업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그는 "기업을 통해서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노약자나 장애인을 위한 자동침대와 보행보조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유 회장은 직원 임금을 대기업 수준으로 올리고 학자금 등 직원 복지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30대 초반의 전문대 졸업자를 생산부장에 발탁하는 등 학력·출신 지역에 따른 차별도 없앴다. 그는 "아이디어가 모두 상품이 되는 것이 아니고, 상품이 되었다고 해서 모두 수익이 생기지는 않는다"며 "기업 경영의 모든 과정에 R&D를 결합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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