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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알짜 강소기업

세계로 뛰는 중견기업-2<코텍>

김상엽 강사(김쌤) 2009. 11. 24. 17:10

1994년 부천에서 동네오락실 게임기용 모니터를 만드는 세주전자에 리치 뉴턴(Newton)이라는 미국인이 찾아왔다. 세계 최대 카지노 게임기 업체인 인터내셔널게임테크놀로지(IGT)사의 구매담당 임원이었다. 그는 미국 세로닉스가 독점하던 카지노용 모니터를 만들 업체를 찾아 일본과 대만을 거쳐 한국에 왔다.

그가 먼저 찾아갔던 한국의 대기업들은 모두 그의 제안에 난색을 표시했다고 한다. 카지노용 모니터의 핵심 특허가 미국 세로닉스에 있는 데다, 365일 24시간 켜놔야 하는 카지노 모니터 특성 때문에 기술요건도 까다로웠다. 세주전자 개발 직원들도 고개를 내저었다. 이미 오락실 게임기 모니터 제작으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미국 기업이 특허를 가진 까다로운 기술 분야에 새로 뛰어드는 게 무모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한구(60)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높은 진입장벽은 장애물인 동시에 기회다. 개발에 성공만 하면 곧장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주문형 생산이라 대기업보다 우리가 더 유리하다.'

그때부터 1년 반 동안 기술 개발에 매달린 끝에 세주전자는 미국 특허기술과는 다른 카지노 모니터 구동방식을 개발했다. 1999년 코텍으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현재 전 세계 카지노 모니터의 50%를 공급하는 세계 1위 업체가 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벨라지오·MGM·미라지같은 유명 카지노에서 게임을 했다면 그 중 절반은 코텍이 만든 모니터에서 게임을 즐긴 것이다.

가장 큰 실패에서 1등으로 도약하는 발판 마련

창 밖으로 65층 높이로 건설 중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보이는 인천 송도 신(新)사옥에서 만난 이한구 회장은 기업을 키운 비결을 묻자 대뜸 사훈(社訓)을 꺼내보였다.

"세계 1등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다. 어떤 경우에도 신뢰를 잃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창업 이후 사업을 하면서 몸으로 익힌 원칙입니다."

이 회장은 첫 창업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25세에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서 음료 자판기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기를 당해 회사가 부도났다.

"남은 돈을 갖고 투자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갚을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다 갚았습니다. 그랬더니 부도를 냈지만 멱살 한번 안 잡혔어요. 다음 번 사업할 때 그 투자자들이 다시 돈을 빌려준 분도 있습니다. 실패해도 신뢰만 잃지 않으면 재기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1981년 그는 일본 에서 유행하던 오락실 게임기 모니터 제조 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카지노 모니터 사업에서 결정적인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것도 큰 실패에서 찾아왔다. 1999년 3만여대를 수출한 상태에서 일부 모니터에 불량이 발생한 사실을 발견했다. 카지노 모니터는 일반 TV나 컴퓨터 모니터와 달리 작동이 중단되거나 불량이 생기면 카지노 업체가 손님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줘야 할 경우도 생긴다.

이 회장은 수입업체의 요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즉각 자발적 리콜(recall·생산자가 결함이 있는 제품을 고쳐주는 것)을 선언했다. 문제가 생긴 모니터와 비슷한 시기에 생산해 수출한 모니터를 전량 회수해 비행기로 다시 싣고 온 뒤 새 모니터를 미국에 보냈다. 당시 회사 1년 매출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만5000대 분량이었다.

"그 때문에 50억원을 손해 봤지만 확실한 신뢰를 대신 얻었습니다."

이 얘기가 업계에 알려지면서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호주, 일본 기업들까지 납품을 의뢰해 왔다. 그 덕에 세계 시장 점유율이 18%에서 50%까지 급속도로 올랐다.

"새로운 1등을 향해 도전에 나서다"

코텍은 2006년 새 도전에 나섰다. 의료용 모니터 등 특수모니터 사업이다. 이 분야는 벨기에 바코, 이탈리아 피미등이 선두 기업이다. 올해 5월 인천 주안동에서 송도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공장 규모를 3배로 늘렸다. 특수모니터 생산을 본격화하기 위한 투자였다.

"기술력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90% 이상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코텍은 현재 GE·지멘스·NEC등 글로벌 기업에 의료용 모니터와 82인치 대형모니터를 납품 중이다.

"카지노 모니터에서 세계 1등을 했지만 이 시장에만 안주할 수 없지요. 남들이 안 하는 것, 내가 해서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끊임없이 찾아 세계 1등을 할 겁니다. 항공기용 모니터 분야에서도 1등을 해서 보잉 비행기에 우리 제품을 넣고 싶습니다."

코텍 본사 현관에 있는 게시판에는 "코텍이라는 사명(社名)은 세계에서 최고인 한국의 기술(World number one Korean technology)에서 따왔다"고 적혀 있다.  출처: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