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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알짜 강소기업

세계로 뛰는 중견기업-3<우전>

김상엽 강사(김쌤) 2009. 11. 24. 17:12


2003년 5월 휴대전화 부품 업체 우전이종우 사장은 일본 교세라에 휴대전화 본체 케이스 납품 계약을 따냈다. 총 40만개 25억원어치 물량이었다.

"하늘을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 까다로운 일본 대기업에 한국의 작은 중소기업이 대규모 물량을 따냈으니 말입니다."

이 사장의 이런 흥분은 오래 가지 못했다. 첫 물량을 납품한 직후인 그해 11월, 일본 교세라 본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이런 제품은 받지 못하겠습니다. 절반이 불량입니다."

날벼락 같은 통보였다. 일본 업체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알았던 터라, 품질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이튿날 기술·영업 담당 직원과 일본 교세라공장으로 날아갔다.

그때까지만 해도 '단가를 낮추려고 생트집을 잡는 수작일 것'이라며 내심 자신만만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에 도착한 뒤 완전히 기가 꺾였다.



"교세라 측이 제시한 근거를 보고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들은 정밀 검사 장비를 동원해 육안으로는 찾아낼 수 없는 미세한 흠집을 찾아냈고 역시 육안으로는 차이를 느끼지 못할 색상에 대해 '우리가 요구했던 색상과 다르다'고 했습니다."

첫 일본 수출에서 겪은 혹독한 시련은 이 사장에게 '품질 관리'를 뼛속 깊이 새기는 보약이 됐다. 불량 문제를 해결하느라 공장에서는 한 달 가까이 주말도 없이 매달렸다. 결국에는 불량률을 0.5%로 줄여 당초 물량을 전량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우전 제품의 평균 불량률은 0.005% 수준이라고 한다. 이 사장은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호된 신고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회사가 단단해진 계기였다"고 말했다.

우전은 휴대전화·내비게이션 케이스를 전문으로 만들어 지난해 1720억원대 매출을 올린 중소기업이다. 이 분야 국내 1위 업체다. 매출의 97%를 일본·캐나다·미국 등 해외 수출로 벌어들인다. 특히 전세계에서 팔리고 있는 스마트폰(PC 기능을 탑재한 휴대전화)의 대명사 '블랙베리'의 20%는 우전이 공급한 케이스로 제작한다.

이종우 사장은 종합상사에 다니다 1988년 창업했다. "핏속에 '사업가 DNA'가 있었는지 사장이 되고 싶어 회사를 그만뒀다"고 한다. 그의 부친은 전축 바늘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했었고, 형은 헤드폰·이어폰 제조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그는 금형(플라스틱 부품을 만드는 틀) 제조 업체로 시작했다가 2002년 휴대전화 부품 생산으로 품목을 바꿨다.

초기 '교세라 납품 위기'를 겪긴 했지만 그 이후론 사업이 잘 풀렸다. 2002년 287억원이었던 매출은 2004년에는 795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위기는 또 찾아왔다.

2005년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던 미국 거래업체가 주문 물량의 절반을 중국으로 돌려버렸다. 회사 매출이 전년보다 오히려 20%나 줄었다. 계속 성장할 것에 대비해 200억원 규모의 추가 설비를 들여놓았고, 직원도 200여명 증원한 상태에서 닥친 위기였다. 부도설까지 퍼졌다.

이 사장은 그 때문에 우울증 치료까지 받았다. 하지만 우전은 마른 수건을 짜듯 긴축과 구조조정으로 대응했다. 한편으로 이 위기도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 경쟁의 실상을 확실하게 깨달았죠. 국내 경쟁에만 매달리는 사이, 지구촌 한 구석에선 우리보다 훨씬 싼 값으로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걸 말입니다."

이 사장은 '글로벌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700억원을 투자해 중국 둥관에 생산 공장을 지었다. 그 무렵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이 우전을 찾아왔다. 림에는 그 전부터 스마트폰 버튼 중 1개를 납품하면서 소규모 거래를 해왔다. 우전 제품에 만족한 림이 2006년 블랙베리 본체 케이스를 만들어달라고 대량 주문을 해온 것이다.

블랙베리 케이스는 유리섬유가 들어간 특수 재질로 만들어 얇고 변형이 작으면서도 방수 기능이 뛰어나다. 일반 제품보다 3배 이상 비싸다. 우전은 블랙베리 케이스를 납품하면서 예전 성장세를 회복했다. 올해는 주력 품목의 수요 증가 덕분에 매출이 2404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사장은 새 도약을 준비 중이다. 다음달에는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한단정보통신과 합병한다. 방수 기능을 담은 휴대폰 케이스도 개발하고 있다.

"처음 회사를 세울 땐 매출 100억원이 목표였죠. 지금은 1조원이 목표입니다. 5년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