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까지 생각하던 사람이 행복을 가르친다. 김충현 웃음치료사(34)는 힘든 시절 웃음이 자신을 살렸고 지금은 밥벌이까지 돼준다며 웃었다.
한때 그는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지녔던 그는 집안 사정이 안 좋아지자 자살을 시도했다. 죽어버리면 모든 괴로움이 끝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 탓이었다. 자신이 다니던 대학원 건물 옥상에 오른 그는 다시 자신에게 실망했다. 한걸음도 떼지 못하고 망설이기만 했을 뿐 도저히 죽을 용기를 내지 못한 탓이다.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었던 그는 고향을 떠나 2004년 여름 서울로 올라온다. 뭔가 색다른 일을 해보자며 시도한 게 모
업체 영업사원. 하지만 3개월 만에 스스로 회사 문을 나왔다. 애초에 성격과 맞지 않는 일이었다.
다시 우울증이 도졌다. 불면증까지 겹쳐 잠 못 이루는 나날이 계속됐다. 실낱의 희망은 웃음에서 찾아왔다. 백수 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웃음치료사라는 자격증 연수를 받게 됐다. 이후 인생은 신기하게 180도로 바뀌었다.
“웃음이란 게 오묘하더라고요. 처음엔 살기 위해서 억지로 웃었는데 어느 순간 아무 이유 없이 행복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곤 정말 좋은 일들이 생기더라고요. 웃으면 복이 온다는 옛말이 틀린 게 아니었어요.”
웃음치료사는 원래 웃음을 도구로 심리적 병증을 치유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김 씨는 “요즘엔 꼭 심리치료만 추구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일반 기업체에서 펀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강의 섭외도 많이 들어온다. 강의를 인연으로 자연스레 인사조직문화 컨설팅 업무까지 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웃음치료사로 입문하기 위해선 자격증을 따야 한다. 실제 웃음치료사란 민간자격증이 있으며 60여곳의 기관에서 웃음치료를 교육하고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자격 과정은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1박 2일 과정부터 30주 이상(대학 평생교육원 경우) 과정까지 다양하다.
웃음치료사가 한곳에서 계속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강의하는 일이 많다. 김충현 씨도 그야말로 1인 기업인이다. 어느 조직에도 속해 있지 않고 그냥 웃음치료사 직함만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자기 이름으로 쌓은 브랜드력이 중요하지 어느 조직 사람이냐는 업계에서 중요하지 않다. 수입도 천차만별이다.
김충현 씨처럼 알려진 웃음치료사들은 강의 시간당 보통 100만원 이상 받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수입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데서 일하는 보람을 찾습니다. 중년이 되면 세계 최고의 웃음전문가란 평을 듣고 싶어요.”
출처: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