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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관리/직장생활팁

입사가 다가 아니다~기업의 현실은?

김상엽 강사(김쌤) 2007. 10. 11. 09:41
◆요즘 여성 취업 크게 늘었다는데…◆

최근 5년 새 주요 대기업에서 여성 직원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 중 83개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1년ㆍ2006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남성 근로자는 5년간 47만9845명에서 50만1302명으로 4.5% 늘어났으나 여성 근로자는 같은 기간 9만3820명에서 14만3254명으로 52.7% 급증했다. 그러나 남녀 간 인당 평균 급여액 차이는 2001년 1481만원에서 지난해 2275만원으로 794만원 이상 더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20대 여성 취업은 같은 나이대 남성 취업률에 맞먹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여성 고용률(취업인구비율)은 지난 2분기 59.7%로 집계돼 남녀 간 고용률 격차는 1.0%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앞으로 1~2년 안에 여성이 남성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성 신입들은 남성보다 입사성적도 우수한 편이어서 사내에서도 기대를 한몸에 받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입사한 후 과연 이들의 궤적은 어떨까.

◆ 해외영업 달인 허재희 씨

= 화학ㆍ식품ㆍ의약 전문기업 삼양사 허재희 씨(24)는 '수술용 봉합사' 전문 해외 세일즈우먼으로 독일과 스페인 동유럽에서 맹활약 중이다.

2005년 7월 최우수 성적으로 입사한 그는 유창한 영어와 독일어 실력을 갖춘 영업전문가로 통한다. 과학고 출신으로 생명공학 전공자라는 이력도 특이하다.

허씨는 "이공계 장점을 살릴 색다른 직업을 찾았고 해외사업팀에 속한 지 2년도 안 돼 세일즈 분야를 전담하게 됐다"고 말했다.

13년차 우먼파워를 자랑하는 직속상관 김동래 부장은 "중요한 독일 거래처가 언젠가부터 재희 씨를 찾더라. 후배가 너무 잘해서 거래처를 뺏겼다"며 칭찬했다.

허씨는 유럽 거래처에 특별한 용건이 없어도 안부전화를 하는 세심함으로 고객사에서 신임을 얻었다.

그녀는 대학시절부터 전략적으로 해외 경험을 쌓기로 결심하고 미국 연수를 거쳐 독일 에어푸르트대학 교환학생과정을 밟았다. 요즘은 틈틈이 중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그런 허씨도 처음에는 영업에서 소위 '갑을 관계'를 이해하지 못해 거래처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허씨는 "최근 해외 거래처 담당자도 대부분 여성"이라면서 "앞으로 중국과 동유럽 등 신흥시장을 개척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 회사 브레인 홍은영

= 미래에셋증권 전략기획부 홍은영 사원(25)은 올해 초 혼자 2주간 영국 런던에 가서 자본시장통합법 대응책을 조사했다.

그가 담당자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한 후 작성한 보고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자통법 관련 사내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초자료가 됐다.

홍씨는 2005년 4월 입사 동기 15명 중 홍일점으로 입사해 미래에셋 상장과 홍콩법인 인가 등 주요 업무를 척척 처리했다. 평소 공시업무와 사업보고서 작성을 맡고 있는데 매년 경영계획을 수립하거나 분기별 경영전략회의 관련 업무도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요즘에는 영업부서와 지점의 인센티브 변경 방안을 연구하는 게 '숙제'다.

홍씨는 "금융 쪽에 관심이 많아 학부 때 경영학을 부전공했는데 운 좋게 첫해에 입사했다"며 "여직원에 대해 편견이 없는 회사 분위기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 부푼 기대에 이어지는 실망

= 그러나 이 두 사람은 아주 행복한 사례다. 현실은 어렵게 입사했어도 중도탈락하는 예가 더 많다.

대형 증권사인 D사는 2003년 상반기 신입사원 26명을 공채하며 여성을 9명이나 뽑았지만 현재 여직원은 1명만 남아 있다. 정순영 씨(가명ㆍ27)는 "여자 동료들은 공부나 결혼을 이유로 줄줄이 퇴사했다. 이러니 남자 직원을 선호해도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문화가 기본적으로 남성 중심이라는 문제도 있고 여직원들은 불합리한 것은 참지 못해 반발하거나 다른 대안을 찾아 쉽게 그만두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일류대를 졸업한 최은정 씨(가명ㆍ26)는 2005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내 대형 은행에 입사했다.

화학ㆍ식품ㆍ의약 전문기업 삼양사에서 해외 세일즈우먼으로 맹활약 중인 허재희 씨. <김재훈기자>
신입행원 환영식 자리에서 행장은 "영업점에서 1~2년만 업무를 익히면 본부에서 요직을 맡게 되고 그 뒤 원하면 유학도 보내주겠다"며 여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직장생활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업무 적응이 쉽지 않았고 동료 간 갈등이라는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혔다. 영업점에서 상담역을 맡게 된 최씨는 "맡은 일이 영업이다 보니 고객에게 '간도 쓸개도 빼놓고' 대해야 하는데 자라면서 아쉬운 소리 한번 해본 적이 없어서 참 어렵더라"고 털어놨다.

직장 동료들과 관계도 문제였다. 비정규직에서 출발해 정규직원이 된 여직원들은 말 그대로 베테랑이었다. 그들은 계산이 틀리는 일도 거의 없었고 각종 금융상품을 속속들이 알아 펀드ㆍ카드 영업실적도 뛰어났지만, 일이 손에 익지 않았던 최씨는 입출금 총액을 맞추지 못해 영업점 직원 전체의 퇴근이 늦어지는 일도 잦았다.

동료 여직원들은 '학벌만 좋으면 뭐하느냐' '정규직 월급값을 해야 할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하기 일쑤였다.

1~2년만 참고 버티자고 결심했던 최씨는 결국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고 올해 초 사표를 던지고 말았다.

명문 K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국내 대기업 재무팀에 입사한 차지은 씨(가명ㆍ31)는 2년간 직장생활 후에 파이낸스 전문가가 돼 보자는 욕심에 휴직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파이낸스 석사를 받았다.

그러나 복직 후 그녀는 재무가 아니라 수원공장 가전 부문에 배정받았다. 차씨는 "힘들게 공부하고 왔는데 전공과 관련 없는 업무를 맡게 돼 허무했고 집이 멀어 출퇴근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회사에 수차례 본사 재무팀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2004년 퇴사를 결심했다. 그는 박사학위를 위해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나 현지에서 교포 남성을 만나 결혼한 후 현재 전업주부 길을 걷고 있다. 출처: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