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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임미진.변선구]
지멘스(Siemens)는 독일 최대의 글로벌 업체다. 세계 193개국에서 46만여 명의 직원들이 일을 한다. 하지만 중장비.설비.부품 등을 기업에 주로 납품해 일반인들에게는 낯설다. 지멘스의 한국 법인인 지멘스 코리아 직원들은 "미국 기업이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 기술력이 뛰어나 이공대에 다니는 국내 학생들은 가고픈 직장의 하나로 지멘스를 꼽는다. 지멘스 코리아는 12개 사업부로 나뉘어 있다. 자동차.발전.철도.보청기 사업부 등이 있다. 조명기기 제조업체 오스람도 지멘스 코리아의 계열사다. 계열사를 포함해 직원은 모두 2800여 명에 달한다. 청원.김포.안산 등 7곳에 공장이 있다. 독일계 회사인 만큼 독일인 특성이 회사 분위기에 많이 녹아 있다. 독일인은 매사에 철두철미하다는 평을 듣는다. 이 회사 김광휘 인사담당 부사장은 "독일 임원들은 회의시간에 늦는 법이 없다. 시간관념이 철저하다"고 말했다. 예의도 바르다. 한국 사람들은 한두 번 만나면 이름을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하지만 대부분 독일인은 만난 지 5년, 10년이 지나도 '김 박사님''이 사장님'이라며 깍듯이 호칭을 붙인다. 하지만 일은 매섭게 처리한다. 시간에 쫓긴다고 봐 달라 해도 꼼짝하지 않는다.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일부 정서는 한국과 비슷하다고 한다. 선후배 사이의 위계 질서를 중시하고 한번 정을 붙이면 잘 지낸다. 한국 직원이 대부분인 지멘스 코리아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회식을 하며 동료애를 다진다. 등산.축구.야구 등 취미를 중심으로 모인 10여 개의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자동화 사업부의 김해용 영업팀 차장은 지멘스만의 문화를 잘 아는 직원 중 하나다. 지멘스에서 일을 하다 다른 회사로 옮겼다 최근 재입사한 것도 지멘스의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엔지니어에서 세일즈맨으로 변신하고 싶어 다른 회사로 옮겼지만 지멘스의 조기축구 동호회에 빠지지 않고 나갔다"며 웃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1년10개월 만에 지멘스로 돌아왔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지멘스 코리아의 초음파 연구소에서 직원들이 토론하고 있다. 초음파 연구소의 미국 본사는 한국 지사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허브로 지정하고 확대하는 중이다. 변선구 기자 독일 기업이지만 공통 언어는 영어다. 유럽 전역과 미주에 사업장이 많기 때문이다. 해외 파견 근무도 잦다. 핵심 인력으로 인정받으면 본사에서 근무할 기회가 있다. 매년 전세계 6000명 정도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근무한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소속 지사로 돌려보낸다. 보수 체계는 고정급에 성과급을 얹어 주는 형태를 갖췄다. 관리직은 자기 연봉의 10% 내외, 영업직은 연봉의 30% 내외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신입사원의 입사 첫 해 연봉은 2600만원 수준이다. 사업부 별로 연봉이 조금 다르다. 지멘스 코리아는 지난 7년간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공들여 뽑은 직원은 끝까지 활용한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한다. A라는 업무를 잘 못하면 B라는 업무를 주면서 회사에 정을 붙이게 한다. 생산자동화 사업부가 일부 부서를 없앨 때도 해당 부서 직원의 90%가 다른 부서로 배치됐다. 이직률이 낮은 편이다. 회사 직원의 60% 정도가 영업직이고 연구개발(R&D)인력이 15%에 이른다.출처: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