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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알짜 강소기업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 '해피콜'

김상엽 강사(김쌤) 2010. 11. 21. 16:30


해피콜(대표 이현삼 · 45)의 '다이아몬드 프라이팬'은 2008년 수입산이 과점하던 국내 주방용품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TV홈쇼핑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계란 프라이를 해도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으로 소개되면서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열풍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뿐 아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는 '명품 주방용품'으로 인식되면서 국내의 3배가 넘는 10만원대 가격에도 없어서 못팔 정도다. 그러나 이현삼 대표가 수십억원대의 빚더미 위에서 재기에 성공한 '오뚝이 경영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실패가 성공의 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내부관리 부실로 '빚더미'

이 대표가 해피콜을 창업한 것은 34세 때인 1998년.중소기업 아이디어 제품을 팔면서 적지 않은 돈을 벌어들였던 그는 "오래 사랑받는 제대로 된 중소기업 제품을 만들자"는 생각에 '양면팬' 개발에 뛰어들었다. 양면팬은 붕어빵 기계처럼 위아래로 접히는 프라이팬이다. 주부들이 생선을 구울 때 옷에 기름이 튀거나 화상을 입는 등의 불편을 겪고 있다는 데서 착안한 제품이었다. 이 대표는 "수천마리 생선을 직접 구우면서 요리의 달인이 됐을 정도"라고 개발 과정을 회상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2002년엔 모 홈쇼핑에서 1시간에 1만2800개가 팔리며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2001년 45억원이던 매출은 2003년 450억원까지 뛰었다. 승승장구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너무 잘 나간 게 화근이었다. 큰 사업 경험이 없던 이 대표는 개인돈,법인돈을 가리지 않고 회사에 쏟아부었고 장부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몇몇 직원이 이를 국세청에 고발해 회사는 결국 만신창이가 됐다. 2007년 공장과 건물을 모두 팔아 빚을 갚고 회사를 정리했다.

◆다이아몬드 프라이팬이 '효자'

유형 자산은 없어졌지만 생선을 구우면서 체득한 노하우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프라이팬에 음식을 구우면 쉽게 타거나 눌어붙기 일쑤였다. 이 대표는 다시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궁즉득(窮卽得)'이라고 주변에서 투자자금을 끌어모아 국내외 단조 전문가들을 불러들였다. 부산대와 손잡고 코팅약품도 공동 개발했다. 2008년 6월,마침내 '다이아몬드 프라이팬'을 출시했다. 바닥을 두껍게 만들어 음식이 잘 타지 않게 하는 대신 옆면은 얇게 가공해 무게를 줄였다. 내부는 다이아몬드 나노입자로 코팅해 열 전도율을 높이고 식재료가 눌어붙지 않게 만들었다. 고진감래였다. 양면팬과는 비교도 안 되는 매진 행진이 이어졌다. 매출은 지난해 970억원까지 수직상승했다. 이 대표는 "지금도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라며 "주문이 오는 대로 다 팔 수 있었으면 세 배는 더 벌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근엔 단조가 아닌 주물 방식으로 만든 냄비도 출시했다. 주물 방식은 열 전도율이 좋은 대신 부식이 잘 된다. 이 대표는 비행기,선박에서 쓰이는 '아르마이드 공법'을 적용했다. 금속을 세라믹화해 부식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최근엔 500억원을 투자해 경남 김해에 신공장도 건설 중이다. 2012년 말 이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생산량을 2배로 늘릴 수 있다.  출처:한경

이 대표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주부들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연구한 게 재기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TV홈쇼핑 등이 활성화하면서 품질만 좋으면 중소기업 제품도 입소문으로 성공할 수 있다"며 "프라이팬 시장 세계 1위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