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먹고 살기 위해 들어간 곳은 조그만 공구회사.해외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각양각색의 공구를 접하면서 소년은 직접 공구를 만들어보겠다는 꿈을 키웠다. 정밀 공구를 만들기 위해선 수학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주경야독'으로 중 ·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까지 마쳤다.
그로부터 19년 뒤 소년은 어느덧 서른 세살 청년으로 성장했다. 1976년 몸 담았던 회사가 대기업에 흡수되자 청년은 직접 공구 회사를 차렸다. 30년이 지난 올해 청년이 세운 회사는 국내 절삭공구 업계에서 첫 손 꼽히는 기업으로 커졌다.
정태일 한국OSG 회장(68)의 이야기다. 한국OSG는 정 회장이 일본OSG와 합작해 세운 절삭공구 분야의 국내 최대 기업이다.
◆공구 국산화의 꿈
한국OSG는 일본 공구를 들여와 국내에 판매하는 OSG정밀공구상사로 출발했다. "직장을 그만둘 무렵 일본OSG에서 한국 에이전트를 맡아보라는 제안이 왔어요. 다니던 회사에서 무역 담당부장을 맡았던 데다 영어 · 일어를 구사하니 적임자라 생각했나 봅니다. "
일본OSG 공구를 수입 판매해 얻는 수익은 제법 짭짤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공구 국산화에 대한 갈망은 커져만 갔다. 1980년 정 회장은 수입 · 판매만 할 게 아니라 직접 제조까지 하자는 결심을 굳히고 회사 이름을 수일정밀로 바꿨다. "660㎡ 남짓한 공장에 기계 2대,종업원 2명을 데리고 시작했죠.그런데 기술력이 달렸어요. 어쩔 수 없이 일본OSG에 부탁해 기술을 전수받았죠."
당시 일본OSG에선 한국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데 거부감이 컸다. 그때 정 회장을 도와준 사람이 일본OSG 창업자인 고(故) 오사와 히데오 회장.오사와 회장은 평소 "한국에 내 아들이 한명 있다"고 할 정도로 정 회장을 아꼈다. 어렵사리 기술을 확보한 정 회장은 불과 5개월 만에 나사제조용 둥근 다이스 국산화에 성공했다. 첫 국산화 성공으로 사업은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1983년 나사제조용 평다이스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등 잇딴 성과를 거뒀다. 정 회장의 사업능력을 높이 산 일본OSG는 1985년 합작법인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1991년엔 공구의 '본가'라 할 수 있는 일본시장에 엔드밀을 수출하는 성과도 올렸다.
◆일본에 기술을 역수출하다
회사를 세운 지 34년,한국OSG의 고객사는 수천개로 늘어났다. 정 회장은 "자동차에서 휴대전화,항공기 등에까지 우리 제품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고속성장의 배경에는 정 회장이 강조하는 '품질 경영'이 있다.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정밀함을 갖춰야 하는 공구의 특성상 품질이 뒤처져선 어디에서도 통할 수 없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이다.
한국OSG의 기술력은 일본에서도 벤치마킹할 정도다. 3년 전 일본OSG의 2세 경영자인 오사와 테루히데 회장은 핵심간부 18명을 한국OSG에 보내 어떻게 단시간에 최고의 기술력과 실적을 올렸나 살펴보게 했다.
올 초에도 일본OSG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있었다.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중국 전자업체에서 휴대폰 금형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엔드밀 공급자로 일본OSG를 제치고 한국OSG를 선택한 것.정 회장은 "일본OSG가 자존심을 버리고 우리한테 엔드밀 도면 좀 보여달라고 요청해왔다"고 소개했다.
◆2세 경영으로 이어지는 꿈
| ||
정 회장은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2세가) 능력이 안되면 맡겨서는 안된다"며 "그러나 능력이 된다면 전문경영인보다는 아무래도 무한책임을 갖는 자식이 잇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의 합류 이후 한국OSG는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금형산업의 필요부품인 엔드밀 시장의 40%,나사절삭공구인 탭(TAPS) 시장의 65%,나사전조 다이스 시장의 55%를 차지할 정도다. 실적도 좋다. 2007년 매출 642억원,당기순이익 90억원이었던 실적은 정 사장이 경영을 맡은 2008년 매출 732억원,당기순이익 1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잠시 주춤했으나 올해는 매출 700억원 이상,당기순이익 100억원 이상을 올릴 전망이다.
정 사장은 "아버지가 닦아놓은 탄탄한 사업기반이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애플이 아이폰으로 휴대폰 업계 판도를 바꿔놨듯이 공구업계에서도 언제 뛰어난 후발주자가 나타나 판을 바꿀 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경영계획에 대해선 "한국OSG의 해외 매출비중은 10%에 불과한데 이제는 중국 · 동남아 등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려 한다"며 "일본의 기술력,중국의 코스트 경쟁력을 갖춘 한국 최고의 절삭공구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출처:한경
'◆기업정보 > 알짜 강소기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나멜동선 47년 한우물 불량율 0 달성 '창전사' (0) | 2010.10.11 |
---|---|
장맛지키기 50년 외고집 '오복식품' (0) | 2010.10.11 |
변압기로 세계 50여개국 네온사인을 밝히는 '대한트랜스' (0) | 2010.10.11 |
퓨즈에서 송전탑 플랜트 수출까지 '보성파워텍' (0) | 2010.10.11 |
식품멸균기 생산, 아워홈,제일제당이 고객 '경한' (0) | 2010.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