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강의 늘어 수요 급증… 약 2000명 활동
지난달 14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의 한 공인중개사 자격증 학원. 강의실 한편에 자리 잡은 17㎡(5평) 크기의 방송 부조정실에서 박만근(28) PD가 강의실에 설치해 놓은 카메라의 앵글과 음량을 조정하고 있다. 박씨가 하던 것은 공인중개사 강의 촬영. 이날 박씨는 4시간 동안 강의 촬영을 한 뒤 영상에 들어간 강사 기침소리나 잘 들리지 않는 학생 질문 등을 잘라내는 편집을 하고 인터넷에 강의 내용을 올렸다.
자격증·공무원 시험 교육 기업 '에듀윌'에 근무하는 박씨는 온라인 동영상 PD다. 온라인 방송을 위해 유명 강사 등과 방송 진도와 방송 분량 등을 상의하고, 촬영과 편집을 한 뒤에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려놓는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사람을 온라인 동영상 PD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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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구로구‘에듀윌’본사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동영상 PD 박만근(28)씨가 본인이 직접 촬영한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에 대한 강의 동영상을 보며 편집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활동 중인 온라인 PD는 약 2000명. 특히 온라인 강의 사업자가 늘면서 동영상 PD 수요도 크게 늘었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에 따르면 온라인 강의 사업자 수는 2006년 621개, 2007년 756개에서 지난해 1145개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관련 사업 종사자 수도 지난해 기준 2만1423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동영상 PD는 7~10% 비율을 차지한다. '에듀윌'도 2004년 한 명의 동영상 PD로 강의 동영상 제작을 시작해 현재는 26명의 동영상 PD가 활동하고 있고, 올해만 4명의 신규 PD를 채용했다.
지난해 광운대 멀티미디어학과를 졸업한 박씨는 고등학교 시절 인터넷 동영상 강의로 수능 공부를 하면서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동영상에 매력을 느꼈다. 대학·학과도 처음부터 동영상 공부를 위해 선택했다. 대학 진학 뒤에 박씨는 UCC 공모전에서 '웃어요'란 노래에 맞춰 여러 사람이 웃는 모습을 연이어 촬영해 편집한 기발한 뮤직 비디오로 수상을 하기도 하고, '몸짱 만들기' 동영상으로 8만명 넘는 네티즌이 방문한 '대박' 동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경력을 무기로 올 3월 수시모집 공채를 확인한 박씨는 회사에 이력서·자기소개서를 보냈고, 두 차례에 걸친 면접을 통해 올 4월 '에듀윌'에 최종 합격했다.
동영상 PD가 되려면 박씨처럼 멀티미디어학이나 인터넷방송·영상디자인학과 등을 전공하면 유리하다. 해당 전공이 아니어도 한국산업인력공단이나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 개설된 강좌를 통해 관련 지식을 배울 수 있다. 초봉은 1900만~2200만원 수준이지만 5년차 정도 팀장급이 되면 3500만~4000만원 연봉이 가능하다.
박씨는 "인터넷 동영상으로 공부한 사람들이 '덕분에 시험을 잘 봤다'며 수십개씩 댓글을 달아줄 때 너무 뿌듯하다"며 "강의 영상을 여러 번 촬영하다 보니 공인중개사 등 자격증 공부는 자동으로 할 수 있다는 게 덤"이라고 말했다.
[출처] [일자리가 뜬다] [뜨는 직업] 온라인 동영상 PD|작성자 노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