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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보안전문가
지난 7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이스트소프트 악성코드분석팀에 근무하는 신기범(30) 대리는 이틀 밤을 꼬박 새우며 '컴퓨터 바이러스(악성코드)'와 사투를 벌였다. 청와대, 국방부 등 국내 주요 사이트에 대한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 때문이었다.일반 컴퓨터를 이른바 '좀비 컴퓨터'로 활용하는 DDoS 공격이 시작되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프로그램 사용자들의 백신 요청과 문의가 폭주했다. 신씨는 팀원들과 함께 곧바로 사내 분석용 컴퓨터에 침입한 바이러스를 분석해 각종 변종 악성코드 수십개를 검출했다. 분석 결과를 개발팀에 넘겼고, 개발팀은 이 분석 내용을 토대로 자사의 바이러스 퇴치 프로그램(알약)을 만들어 사용자들에게 배포했다.
신씨는 이 회사의 컴퓨터 보안전문가다. 컴퓨터 보안전문가는 컴퓨터 정보시스템을 보호하는 방안을 분석하고 시스템 침입이 발생할 때 이를 탐지해 대응하는 일을 맡는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컴퓨터보안전문가 수는 약 6000명(업체 수 200여개)이다. 2007년 7400억원 수준이던 업계 매출액은 매년 증가해 2012년에는 1조83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DDoS 공격 이후 컴퓨터 보안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기업들이 단순한 정보 보호뿐만 아니라 총체적 위험 관리를 할 수 있는 컴퓨터 보안 인력 확보에 나선 것도 직업 전망을 밝게 하는 이유다.
- ▲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이스트소프트에서 컴퓨터 보안전문가로 일하는 신기범 대리./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컴퓨터 보안전문가를 꿈꾸던 신씨는 대학(인터넷정보학과) 졸업 후 2004년 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에 입사했다. 그의 초봉은 1800만원 안팎으로 높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경력이 쌓이고 실력을 인정받으면 연봉 3000만~4000만원도 받을 수 있는 분야"라고 했다.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지난해 회사가 이스트소프트에 인수될 때 함께 회사를 옮겼다.
그는 "컴퓨터를 공격하는 바이러스를 찾아내 퇴치할 때의 짜릿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며 "자신의 컴퓨터 지식으로 사회에 공헌한다는 것이 직업의 장점"이라고 했다.
컴퓨터 보안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등 컴퓨터 관련 전반적인 지식이 요구된다. 대학에서 컴퓨터 또는 정보통신 관련 학과를 졸업한 사람이 유리하다.
취업 가능한 곳은 정보보호컨설팅업체, 바이러스백신개발업체,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 보안시스템개발업체 등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일반 기업체들도 자체적인 보안전문가를 꾸준히 늘리고 있어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CISA(국제공인정보시스템감사사), 인터넷보안전문가, 정보처리기사 등의 자격증이 있으면 취업에 도움이 된다. 초봉은 1500만~2000만원 수준, 평균 연봉은 3000만~4000만원 선이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