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게 일하는 거라면…. 직장인의 로망인 이런 부류에 가까운 직업 중 하나가 '게임 테스터(Game Tester)'다. 개발된 게임을 실제로 해보면서 게임에 오류는 없는지, 더 재미있게 게임을 만들 아이디어는 없는지 등을 연구하는 신(新)직종. 온라인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게임 테스터의 '몸값'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게임업체 '위메이드(WeMade)'에서 게임테스터로 일하는 김민석(26)씨. 지난해 3월 입사한 그는 오전 9시에 출근해 밥 먹는 시간을 빼면 하루 종일 게임만 한다. 물론 그냥 게임만 즐기는 게 아니다. 게임의 장단점을 면밀하게 분석한다. '놀기 위해'가 아니라 '일하기 위해'서다.
지난 4일 만난 김씨는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와 씨름한 탓인지 눈은 조금 충혈돼 있었다. 김씨가 게임 테스터에 눈을 뜬 것은 2007년. 요즘 많은 청소년처럼 그 역시 중·고등학교 때 하루에 4~5시간씩 게임에 빠져 살아 부모님은 늘 "게임하듯 공부하면 서울대 가겠다"고 야단쳤다고 한다.
대학(호텔경영학) 졸업 후 그는 3개월 단기 계약 사원으로 한 소프트웨어 업체에 입사했다. 그는 "당시 개발된 프로그램에 개선(改善) 아이디어를 냈다가 채택돼 게시판에 사용자들의 칭찬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내가 갈 길이 여기에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후 채용 공고 인터넷 사이트와 게임 업체 사이트 등을 보며 게임 테스터 모집 공고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7년 12월에 '위메이드' 게임 테스터 공고가 나자 곧바로 지원하게 됐다. 합격 후 그의 연봉은 2000만원 남짓. 김씨는 "단순히 게임만 한 게 아니라 각종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연구하는 게이머'로 활동한 게 큰 도움이 됐다"면서 "근무환경도 자율적이고, 초기 시장이라 성장성이 높은 분야인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3조3000억원 수준인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어 지금 1000여명이 활동 중인 게임 테스터 시장도 전망이 밝다. 김씨 회사 역시 지난 2007년 7월, 15명으로 게임 테스트 전담팀이 생긴 이래 올해는 40명까지 늘었다.
게임 테스터가 되려면 ISTQB(국제 소프트웨어테스팅 자격시험) 자격증이나 한국산업인력공단 이 주관하는 게임 기획·프로그래밍·그래픽 전문가 자격증 등이 있으면 유리하다. 전공 학과엔 크게 구애받지 않지만 컴퓨터학과, 전산학과 전공자나 중국어나 일본어 등에 능통하면 경쟁력을 인정받는다.
연봉은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초봉은 1800만~2000만원 수준이고, 대작(大作) 게임을 만드는 큰 회사에선 10년차 기준으로 연봉 4000만~5000만원 정도 된다. 김씨는 "취미가 일이 되면 생기는 스트레스를 이길 의지가 필요하고, 장기간 게임을 해도 견딜 체력과 집중력도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