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약 대신 붙여서 치료 파스 하나로 세계시장 공략
"주사제는 맞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고 '먹는 약'은 걸핏하면 복용 시점을 놓쳐 버리잖아요. 이런 약들을 차례 차례 파스 형태로 변신시키는 것이 신신제약의 목표입니다. 파스 하나만으로도 글로벌 제약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겠습니다. "
김한기 사장은 요즘 DDS(Drug Delivery System·약물전달 시스템) 기술에 푹 빠져 있다. 약물이 체내에 전달되는 경로를 바꾸면 알약 형태의 의약품을 파스 등 외용제로 변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신제약이 외용제 전문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선 새로운 개념의 파스형 의약품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신신제약은 이런 김 사장의 전략에 따라 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파스 형태의 새로운 의약품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입안에 염증이 생길 때 붙이는 점막 패치는 기본 연구를 끝마친 상태다. 중·장기적으로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등도 패치 형태로 개발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피부를 통해 약물이 체내에 흡수되는 외용제는 약물이 위장과 간을 거치는 '먹는 약'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게 장점"이라며 "앞으로 먹는 대신 바르거나 붙이는 치료제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파스 마니아'가 된 김 사장도 1987년 신신제약에 입사한 직후에는 "회사를 키우려면 먹는 약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었다. 먹는 약을 최소화한 채 파스에만 매달리는 장인 어른의 '외길 경영' 전략이 못마땅할 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분야의 치료제를 취급하는 탓에 정작 어느 한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의 '백화점식 경영' 폐해를 지켜본 뒤로는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정부가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약가 인하 파고를 국내 제약사들이 극복하려면 세계 시장으로 나서는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할 제품을 확보하려면 결국 경쟁력 있는 대표품목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신제약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외환위기 때 안산으로 옮겼던 본사를 다시 서울로 이전하고 오랫동안 미뤄 온 증시 상장도 준비할 계획이다. 국내 프로 스포츠팀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특판팀'을 설립하고 병원 영업팀도 새로 꾸릴 방침이다.
김 사장은 "신신파스는 미국의 대형 편의점에서 일본의 샤론 파스 등과 맞붙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현재 20% 수준인 수출 비중을 향후 5년 내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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