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떠 있는 백조 같다고 할까요. 겉으론 멋있게 보일지 모르지만 속으론 일도 고되고 엄격한 자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스튜어드 12년차인 아시아나항공 김상현 사무장의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정의다. 항공기 승무원은 여성은 스튜어디스로, 남성은 스튜어드로 호칭된다. 김 사무장은 “해외여행이나 좋은 급여 조건 등 많은 장점이 있지만 불규칙한 근무 형태로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승무원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므로 강한 체력과 위기 상황에서 올바른 대처를 하기 위한 침착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항공기 승무원은 국제 매너와 항공 서비스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항공운송 분야의 대표적인 서비스직이다. 항공법상의 정의처럼 항공기에서 비상 탈출 시 신속하고 안전한 탈출을 진행하고 평상시 기내 안전을 수행하는 ‘안전 지킴이’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출발 두 시간 전부터 업무 시작
승무원은 국제선의 경우 항공기가 출발하기 두 시간 전쯤 캐빈 매니저(최선임 승무원)의 주관 아래 캐빈 브리핑 시간을 갖는다. 대한항공 손해성 승무원은 “승무원별 임무를 확인하고, 용모나 휴대품 점검, 유의사항이나 신규 업무지식을 전달받는다”고 말했다. 출발 한 시간 전에는 직접 항공기에 탑승해 기장으로부터 목적지·비행시간·항로·기상조건을 전달받는 합동브리핑 시간을 갖는다.
승무원은 법적으로 50좌석당 한 명이 탑승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에는 더 많은 수의 승무원이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358석 여객기의 경우 캐빈 매니저를 포함해 18명가량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남녀 성별에 따른 업무 차이는 없다. 그러나 좌석 등급별로 서비스하는 승무원이 구분돼 있다. 퍼스트 클래스(10석)는 보통 경력 6년 이상에 일정한 사내 자격시험을 거친 베테랑급 승무원 세 명가량이 담당한다. 비즈니스 클래스(44석)는 경력 3년차 이상의 승무원 6명 정도가 서비스한다. 그리고 9명가량의 승무원이 일반석(304석)을 전담한다.
◆강한 체력 있어야
승무원들은 장거리 노선을 운항한 뒤에는 현지의 5성급 호텔에 체류하며 36~72시간의 휴식을 취한다. 오정남 승무원은 “승무원이 가장 기다리는 꿀맛 같은 시간”이라며 “주변 도시 관광이나 이색적인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차를 극복할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다. 승무원들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능력이 또 있다. 외국어다. 김상현 사무장은 “영어나 일본어·중국어를 스스로 공부하고 끊임없는 발음 연습과 교정을 한다”고 말했다. 기내식이나 와인·영화·음악 지식도 필요하다.
◆신체적 조건 까다로워
승무원은 나이 제한이 없지만 신체적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키가 162㎝(남자 172㎝) 이상, 나안시력 0.2나 교정시력 1.0 이 넘어야 한다. 국제선의 경우 공인 영어시험이 토익 550점 이상, G-TELP 3급 63%, 2급 45% 이상이어야 한다.
대한항공 강두석 인사기획팀장은 “국제적 감각과 올바른 예절, 밝고 건강하며 진취적인 인재를 선호한다”고 소개했다. 아시아나항공 원유석 인사팀장은 “승무원은 손님을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과 밝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 항공사는 보통 여성 승무원만 채용하며 전문대 이상의 학력과 160㎝가 넘는 키를 요구한다. 캐세이패시픽 항공의 경우 팔을 뻗어 전체 길이가 208㎝ 이상이면 응시할 수 있다. 승무원 정년은 55세. 퇴사 후엔 호텔 매니저나 고객만족 분야 강사로도 활발히 진출하는 등 활동 범위가 넓다.
장정훈 기자
자료협조:인크루트 www.incruit.com
■선배 한마디
언제나 스마일, 스마일 … 겉멋 든 사람은 사절합니다
-승무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봉사하고 희생할 수 있는 기본 인성이다. 승무원은 서비스직이다. 특히 제한된 공간과 시간에서 승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겉으로 친절을 연기할 수 있지만 오래가지 않아 퇴사하는 동료들을 많이 봤다. ”
-어려운 점은.
“항상 건강해야 한다. 승객들의 짐을 짐칸에 올려주거나 기내식을 서비스하는 등 의외로 몸을 많이 써야 한다. 또 항상 서서 일한다. 혹 감기가 걸려도 동료들에게 표시를 못 낸다. 승객에게 옮기기라도 할까 봐 노심초사해야 한다. 내가 일을 덜 하면 다른 승무원이 더 해야 한다. ”
-외국어를 잘하나.
“유창하면 더욱 좋겠지만 기본적인 소통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외국어를 잘 할수록 승진이나 국제선 탑승 등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승무원들은 항상 외국어 테이프를 듣고 전화로 통화하는 외국어 학습 등을 하면서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한다.”
-가장 훌륭한 승객과 골치 아픈 승객은.
“고마운 승객은 역시 ‘고맙다’고 표현해 주는 승객이다. 할머니 고객은 이것저것 많은 일을 시키기도 하지만 내리면서 ‘우리 손녀딸 같다. 고맙다’고 하면 정말로 그렇게 기쁠 수 없다. 가장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서비스하기 쉬운 승객은 무엇이 필요한지 분명히 의사를 밝히는 분이다. 하지만 기내에서 술을 많이 요구하는 분은 버거울 때가 많다.”
-후배에게 조언한다면.
“겉으로 화려해 보일지 모르지만 고된 직업이란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자기 관리에 엄격하고 근면해야 한다. 멋있다고 겉만 보고 스튜어디스가 됐다가 후회하고 나가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출처: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