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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알짜 강소기업

정유사 열교환기 전문제작업체 ★대경기계기술

김상엽 강사(김쌤) 2008. 8. 20. 18:08

"부활의 비결은 '브랜드 신뢰'입니다. 경기 침체에도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어요."

지난 8일 낮 울산시 남구 대경기계기술(대경기계) 본사 공장. 직원들은 3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날씨에도 불꽃을 튀기며 쇠를 용접하고 있었다. 이들이 만드는 물건은 발전 설비·원유 정제 설비의 핵심 부품인 열처리 제품(열교환기). 무게가 최대 300t에 대당 단가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중장비다. 두꺼운 안전복과 장갑으로 무장한 직원들은 벌건 얼굴이 온통 땀에 젖어 있다.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미국과 중동지역에 납품될 예정이다. 민희원 대경기계 사장은 "얼마 전에 일본 납품이 끝났지만, 추가 주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경기계의 고객은 미국·유럽 외에 남미·중동 등 50개국 100여 개 곳에 이른다.

대경기계는 말 그대로 존망(存亡)의 위기에서 되살아났다. 1981년 창립된 이 회사는 열교환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쌓아왔지만, 2005년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자금이 모자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영업손실만 39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대경기계는 2년 반 만에 부활했다. 지난해 매출은 2287억원, 영업이익은 172억원에 달한다. 비결은 바로 수출이다. 지난해 총 매출 가운데 1900억원을 수출로 벌었다. 2년여 동안 대경기계의 400여 명 직원들이 똘똘 뭉쳐 오로지 수출에 힘쓴 결과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브랜드 신뢰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민 사장은 "보통 자금난을 겪는 기업은 경쟁업체의 음해와 내분으로 브랜드가 무너진다. 그러나 대경기계는 임직원의 공동체 의식이 강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먼저 경영진은 채권은행 관계자와 함께 고객들을 찾아가 1대 1 설득작업을 벌였다. 직원들도 이를 악물고 납기를 경쟁업체보다 1~2개월 더 단축했다. 10년 넘게 호흡을 맞춰온 동료들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든 시간을 줄일 방안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독특한 기업문화가 큰 힘이 됐다. 대경기계는 사람을 어렵게 뽑고, 뽑으면 꾸준하게 맡기는 조직운영을 한다. 예컨대, 이 회사의 해외 영업파트 13명은 외부 스카우트 인원이 한 명도 없다. 기술파트 역시 평균 10년 이상 근무한 30~40대 베테랑 직원들이 대부분이다. 워크아웃 중에도 직원들이 스스로 자사주를 살 만큼 충성도도 높다. 이런 조직 운영은 위기상황에서 힘을 발휘했다. 김승남 해외영업팀장은 "보통 영업팀과 발주처 간에 오가는 메일은 1000건이 넘는다"며 "한 직원이 발주처의 요구 이메일을 받을 때쯤이면, 시키지 않아도 다른 동료가 밤을 새우고 참고자료를 미리 챙겨주는 '커버플레이'로 대응 시간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 결과 치요다·벡텔 등 세계적인 설계·조달·시공(EPC) 업체들이 대경기계를 다시 주목했다. 이들은 최근 북미 지역의 샌드 오일 등 대체에너지를 곳곳에서 개발 중인데, 대경기계같이 품질과 납기가 일정한 회사가 절실했기 때문.

실제로 대경기계는 올해 거의 납기를 어긴 적이 없고, 호황이었던 작년에도 2개월 이상 납기 지연이 없었다고 한다. 3개월 정도 늦는 게 다반사인 경쟁업체와 다른 점이다.

덕분에 대경기계는 지난해 10억원 이상 납품만 50건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도 벌써 30여 건을 수주했다. 워크아웃 전보다 1.5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현재 이 회사는 밀리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4400여 평의 여수 공장을 1만 2400평으로 넓히고 있다. 대한전선은 최근 대경기계의 가능성을 보고 인수했다.

민 사장은 "40대 직원들이 앞장서 협력업체 직원들과 공장에서 땀을 흘린 게 부활에 큰 보탬이 됐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업체의 도전 등 여건이 어렵지만 이미 더 어려운 상황을 이겨낸 만큼 반드시 헤쳐나갈 것"고 말했다.


열 교환기

원유 정제시 원유를 특정한 온도와 압력 조건으로 만드는 데 사용되는 부품. 100~300t 무게로 공장설비마다 기능과 모양이 달라 대부분 납품 업체에 주문 생산으로 제작된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