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는 세계가 일본을 베낀다"
《오쿠다 히로시(奧田碩·현 상담역) 도요타자동차 전 회장은 1990년대 경영위기에 빠진 도요타자동차를 재건한 주역으로 평가받는 거물 경영인이다.
'재계의 총리'라고 불렸던 그는 2006년 4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 앞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잘난 척하지만 남 흉내나 내는 정도다. 독자적으로 발명한 것은 백미러를 자동으로 접는 장치밖에 없다. 기본 특허의 대부분은 외국이 갖고 있다."
오쿠다 전 회장이 전하려던 메시지는 다른 데 있겠지만 그의 이야기를 뒤집어보면 이런 말도 된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백미러 하나만큼은 창의적으로 만든다.'》
○ '접이식 백미러' 첫 실용화
무라카미카이메이도(村上開明堂). 자동차업계 종사자가 아니면 카스텔라 체인점이나 서점으로 착각하기 십상인 이름을 가진 이 기업이 바로 '접는 백미러'를 처음으로 실용화한 일본 최대의 백미러 제조업체다.
시즈오카(靜岡) 현 시즈오카 시 아담한 2층짜리 본사 건물 로비에는 이 회사가 세계 최초로 실용화한 '일렉트로 크로믹 미러(ECM·Electro Chromic Mirror)'와 '친수막(親水膜) 미러(HCM·Hydrophilic Clear Mirror)' 등의 제품이 전시돼 있다.
이 회사가 1986년 개발한 ECM은 뒤차의 전조등 불빛이 반사돼 운전자의 눈을 부시게 하는 현상을 방지하는 장치. 제품 안에 내장된 광센서가 전조등 불빛 등을 감지해 거울의 반사율을 10∼70% 범위에서 변화시키는 방식이다.
오자키 다다히코(尾崎任彦) 경영기획실 과장은 "눈동자가 검은 동양인들과 달리 서양인들은 눈부심에 약하다"면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HCM은 거울 표면에 코팅한 얇은 막이 물방울을 막 모양으로 확산시키는 기능을 가진 거울이다. 거울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지 않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도 백미러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오자키 과장은 "이 밖에도 현재 백미러 업계에 일반적으로 보급된 기술 중에는 무라카미카이메이도가 개발한 것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일본 시장 45% 장악
무라카미카이메이도는 기술력으로 다른 업체들을 압도해 온 덕분에 일본 백미러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가운데 연간 약 450만 대가 이 회사의 백미러를 달고 나온다.
도요타는 백미러의 약 70%를 이 회사로부터 납품받고 있다. 도요타의 경쟁회사인 닛산과 혼다도 이 회사의 고객이다.
세계적인 백미러 제조업체들의 특징은 대부분 자동차 부품업체로 출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무라카미카이메이도의 경우는 색다른 뿌리를 갖고 있다.
창업 초기 이 회사는 금속과 유리로 이뤄진 등(燈)과 금속 장식품 등을 만들어 파는 회사였다. 195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이 회사의 주력상품은 경대(鏡臺)와 건설용 판유리였다.
자동차와의 인연은 그야말로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 한 번의 기회가 100년을 좌우한다
1957년 봄 무라카미 에이지(村上英二·현 회장) 당시 전무는 주요 거래처 중 하나인 아사히글라스 나고야(名古屋)지점을 방문했다.
상담(商談)이 끝날 무렵 같은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던 한 트럭회사의 구매담당자가 백미러 납품업체를 소개해달라며 아사히글라스 지점을 방문했다.
아사히글라스 측은 마침 그 자리에 있던 무라카미 전무에게 이 일을 맡아보라고 권했다.
당시 이 트럭회사의 월 생산량은 고작 2500대. 더구나 유리라고는 하지만 경대 및 건설용 판유리와 백미러는 기술이나 제조시설이 전혀 달랐다.
눈앞의 사업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하지만 무라카미 전무는 '거울 만드는 기술 하나는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 하나로 납품 요청을 받아들였다. 별 볼일 없는 트럭회사가 나중에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 도요타로 성장할 것이라는 상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만약 무라카미 전무가 당시 사업성만을 냉정하게 계산해 도요타의 요청을 거절했더라면 무라카미카이메이도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오자키 과장은 "당시 우리 회사와 비슷한 사업을 하던 시즈오카의 기업은 대부분 도산했거나 영세업체로 몰락했다"면서 "무라카미카이메이도 또한 이들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동아일보
《오쿠다 히로시(奧田碩·현 상담역) 도요타자동차 전 회장은 1990년대 경영위기에 빠진 도요타자동차를 재건한 주역으로 평가받는 거물 경영인이다.
'재계의 총리'라고 불렸던 그는 2006년 4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 앞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잘난 척하지만 남 흉내나 내는 정도다. 독자적으로 발명한 것은 백미러를 자동으로 접는 장치밖에 없다. 기본 특허의 대부분은 외국이 갖고 있다."
○ '접이식 백미러' 첫 실용화
무라카미카이메이도(村上開明堂). 자동차업계 종사자가 아니면 카스텔라 체인점이나 서점으로 착각하기 십상인 이름을 가진 이 기업이 바로 '접는 백미러'를 처음으로 실용화한 일본 최대의 백미러 제조업체다.
시즈오카(靜岡) 현 시즈오카 시 아담한 2층짜리 본사 건물 로비에는 이 회사가 세계 최초로 실용화한 '일렉트로 크로믹 미러(ECM·Electro Chromic Mirror)'와 '친수막(親水膜) 미러(HCM·Hydrophilic Clear Mirror)' 등의 제품이 전시돼 있다.
이 회사가 1986년 개발한 ECM은 뒤차의 전조등 불빛이 반사돼 운전자의 눈을 부시게 하는 현상을 방지하는 장치. 제품 안에 내장된 광센서가 전조등 불빛 등을 감지해 거울의 반사율을 10∼70% 범위에서 변화시키는 방식이다.
오자키 다다히코(尾崎任彦) 경영기획실 과장은 "눈동자가 검은 동양인들과 달리 서양인들은 눈부심에 약하다"면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HCM은 거울 표면에 코팅한 얇은 막이 물방울을 막 모양으로 확산시키는 기능을 가진 거울이다. 거울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지 않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도 백미러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오자키 과장은 "이 밖에도 현재 백미러 업계에 일반적으로 보급된 기술 중에는 무라카미카이메이도가 개발한 것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일본 시장 45% 장악
무라카미카이메이도는 기술력으로 다른 업체들을 압도해 온 덕분에 일본 백미러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가운데 연간 약 450만 대가 이 회사의 백미러를 달고 나온다.
도요타는 백미러의 약 70%를 이 회사로부터 납품받고 있다. 도요타의 경쟁회사인 닛산과 혼다도 이 회사의 고객이다.
세계적인 백미러 제조업체들의 특징은 대부분 자동차 부품업체로 출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무라카미카이메이도의 경우는 색다른 뿌리를 갖고 있다.
창업 초기 이 회사는 금속과 유리로 이뤄진 등(燈)과 금속 장식품 등을 만들어 파는 회사였다. 195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이 회사의 주력상품은 경대(鏡臺)와 건설용 판유리였다.
자동차와의 인연은 그야말로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 한 번의 기회가 100년을 좌우한다
1957년 봄 무라카미 에이지(村上英二·현 회장) 당시 전무는 주요 거래처 중 하나인 아사히글라스 나고야(名古屋)지점을 방문했다.
상담(商談)이 끝날 무렵 같은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던 한 트럭회사의 구매담당자가 백미러 납품업체를 소개해달라며 아사히글라스 지점을 방문했다.
아사히글라스 측은 마침 그 자리에 있던 무라카미 전무에게 이 일을 맡아보라고 권했다.
당시 이 트럭회사의 월 생산량은 고작 2500대. 더구나 유리라고는 하지만 경대 및 건설용 판유리와 백미러는 기술이나 제조시설이 전혀 달랐다.
눈앞의 사업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하지만 무라카미 전무는 '거울 만드는 기술 하나는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 하나로 납품 요청을 받아들였다. 별 볼일 없는 트럭회사가 나중에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 도요타로 성장할 것이라는 상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만약 무라카미 전무가 당시 사업성만을 냉정하게 계산해 도요타의 요청을 거절했더라면 무라카미카이메이도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오자키 과장은 "당시 우리 회사와 비슷한 사업을 하던 시즈오카의 기업은 대부분 도산했거나 영세업체로 몰락했다"면서 "무라카미카이메이도 또한 이들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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