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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순천대 회계)

김상엽 강사(김쌤) 2007. 11. 23. 13:04
'당연히 서울대 출신이겠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고병언 씨는 그저 평범한 지방대(순천대 회계학과) 출신이다. 그렇기에 마사회 입사라는 '기적'을 이루기 위해 들인 노력은 놀랍기만 하다. "일단 시험 과목 파악이 중요해요. 그 다음에 하나씩 정복해 가는 것이죠."

마사회 정복을 위한 제1단계는 영어. 이제는 별로 놀랄 일도 아니지만 그는 토익 만점자 중 한 사람이다.

하지만 토익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 그의 영어 실력은 수준급이다. 미국 유학파도 아닌데 원어민 못지않은 생생한 영어를 구사한다.

외국 생활 경험은 스물두 살 때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1년간 호주를 방문한 것과 이후 아칸소주립대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게 전부다. 놀랍게도 고병언 씨 영어 실력은 한국 땅에서 쌓은 것이다.

"학교 내 외국 영어강사들과 친분을 쌓았어요. 한글을 가르쳐주고 대신 영어를 배우는 식이었죠. 나중에는 (영어강사들이)세금 환급 등 불편해하는 일을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영어가 늘었어요. 흥미도 가졌고요." 그는 아직도 순천대 내에서 외국인 도우미로 통한다.

스피킹 실력을 생활 속에서 키우고 그 다음은 토익 점수 끌어올리기. 그는 학교를 졸업한 지난 2월부터 스터디를 통해 4~5시간씩 토익 공부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토익은 토익 나름으로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것.

독해 부문에서 거의 만점을 딸 수 있을 만큼 문법 실력을 쌓은 뒤에는 시험만 봤다고 귀띔한다.

토익 인계점은 대략 950점 선. 이쯤 되면 연속 10번 정도 시험을 봤을 때 한 번은 만점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 과정은 마사회 전공 시험 정복. 경제ㆍ경영ㆍ회계학 중 택일이다. 고씨는 회계학과 출신이지만 보다 높은 지식 습득을 위해 스터디에 참가할 것을 권한다.

필기시험 중 비교적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상식은 신문 스크랩을 통해 준비했다.

그는 실제로 인터넷 포털 다음 사이트에 온라인 신문 스크랩 스터디 'The lastest'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지금도 이 사이트는 회원만 2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공사 준비생들에게 인기다.

스크랩 방식은 단순하다. 요일별로 모든 신문을 각자 맡은 뒤 그날그날 요점을 정리해 올리는 식이다.

그리고 일반상식은 서박사 일반상식 책이나 최신 시사상식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씩 오프라인 모임을 하고 정리를 했다.

이날만큼은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꼬박 일반상식 정리만 한다. 5명씩 구성된 고씨 모임에서는 각자 분야를 정해 놓고 20개씩 실전문제를 만들어오는 방식으로 정리를 했다고 한다. "5명 모두 공사에 입사했습니다. (제가 마사회로)마지막 테이프를 끊었죠. 게을렀거든요(웃음)."

면접준비 역시 꼼꼼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씨 역시 한 번에 턱하니 마사회에 붙은 게 아니다. 수많은 공사에 원서를 냈고 면접에서는 다섯 번이나 고배를 마셨단다.

그의 비결은 '면접 후기 노트'. 떨어졌을 당시를 복기하며 아쉬웠던 부분을 따로 정리한 것이다.

다음은 회사 분석. 예컨대 마사회를 노렸다면 마사회에 대한 자료를 모두 수집해 달달 외우는 작업이다. 면접 스터디 역시 필수다.

마사회 필기시험을 통과한 뒤 면접을 준비하면서 아예 필기 통과자 4명을 따로 모아 면접 스터디를 했다. 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프레젠테이션. 임원들이 주제를 던져주면 40분간 생각을 정리한 뒤 구술로 발표를 하는 특이한 면접이다.

"면접 스터디는 꼭 필기시험 통과자들과 구성을 하는 게 좋습니다. 서로 준비해 온 관련 자료를 이야기하고 프레젠테이션 실습도 하면서 예비 면접을 보는 게 효과적입니다."

고씨는 다행히도 이번 마사회 면접 때 예상 문제였던 '한국마사회와 다른 경쟁 사행산업 간 경쟁 우위 방안ㆍ다각화 방안'을 주제로 배정받았고 술술 풀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공사 중에서 마사회를 겨냥했다면 영어면접 역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차 면접은 실무진 면접ㆍ직무적성 검사ㆍ영어 회화 등 3개 분야로 치러집니다. 영어 면접 때 마침 호주 출신 면접관이 들어왔더라고요. 워킹홀리데이 때 배웠던 토속 영어 사투리를 중간중간 섞어 쓴 게 분위기를 쉽게 풀어갔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그가 권하는 최후의 공사 합격 비법은 매일경제신문을 읽는 것. 그는 수험생 중 절반 이상이 매경 애독자라고 말한다. 아직도 바늘구멍 같은 경쟁을 뚫은 게 꿈만 같다는 고씨. 하지만 준비 과정을 듣고 보면 꿈이 현실이 된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다.출처: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