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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정보/취업성공기

은행원의 애환(셔터내리는 소리)

김상엽 강사(김쌤) 2007. 11. 23. 12:53


정확성을 생명으로 하는 은행 창구에서도 크고 작은 실수가 일어난다. 가장 흔한 예가 은행 창구를 마감한 뒤 결산할 때 돈이 비는 경우다. 이럴 때 은행 셔터 뒤쪽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탄피를 잃어버린 군인들처럼 야근을 해서라도 사라진 돈을 찾아낼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개는 직원들이 알게 모르게 자기 돈으로 채워 넣는다. 그런데 그 금액이 의외로 클 때도 있다.

넉 달 전 한 상호저축은행에 취직한 A씨는 취직 이후로 100만원을 물어냈다. 출납 업무를 하는데 아직 일이 서툴러 고객에게 몇 만원씩 더 주고 덜 주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A씨는 “처음에는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노련한 선배들도 1년에 평균 120만원씩 물어내는 게 기본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은행원들이 이렇게 제 돈으로 ‘마감 오차’를 맞추는 이유는 실수가 상사에게 알려지는 게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10만원 이하 돈이 착오가 생겨도 몇 시간씩 찾는 대신 슬쩍 자기 돈으로 채워 넣는 것이다.

가끔 자신이 아무리 정확히 업무를 처리했더라도 억울하게 물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은행 직원의 부정 행위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창구 직원이 아무리 정확히 일을 해도 종종 다른 창구 직원들이 말 안 하고 몇 만원씩 가져다 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마감 때 착오가 생기면 사흘 밤을 새워서라도 끝까지 찾아냈다고 한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IMF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은행원들의 자존심이 높았기 때문에 마감 때 돈이 비면 각자의 자존심 문제로 여겨서 퇴근도 미루고 3~4시간씩 찾곤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풍경은 사라진 지 오래다. 더구나 최근에는 은행들이 지점 단위가 아니라 직원별로 마감(개인별로 결산하는 것)을 하기 때문에 직원 전체가 퇴근을 미루고 남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일부 은행은 이렇게 사라진 돈을 ‘잡손실’로 처리해 주는 배려를 한다. A은행의 경우 한 지점에서 하루 1회 100만원 이내의 착오는 손실로 처리해 주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기 실수를 공공연히 밝히는 직원이 없기 때문에 실제 이 규정대로 손실 처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