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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보/알짜 강소기업

줄자 하나로 세계정복 ★코메론

김상엽 강사(김쌤) 2007. 11. 16. 11:54
1998년 미국 위스콘신주(州)에 토네이도(회오리바람)가 몰아쳤다. 그곳에 진출한 우리나라 공구업체 코메론의 물류센터 건물도 송두리째 날아갔다. 보관 중이던 수천 개의 줄자들이 주변에 흩어졌다. 1997년부터 자체 브랜드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던 코메론엔 절망적 상황이었다.

때마침 미국 방송 CNN 헬기가 피해상황 보도를 위해 주변을 지나고 있었다.
연두와 노랑 등 형형색색의 줄자는 마치 폐허 속에 핀 꽃과 같은 모습으로 카메라에 담겼다. CNN 기자가 즉시 헬기를 내려 물류센터 관계자를 인터뷰 했고, 방송은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이 장면을 대형 할인점 ‘월마트’의 구매 담당자가 보고 있었다. 당시 미국에서 팔리던 줄자는 대부분 검정 또는 회색이었다. 월마트는 천연색의 줄자가 여성의 기호에 잘 맞을 것으로 판단, 즉시 코메론에 전화를 걸어 납품 계약을 맺었다. 주변에선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고 평가했지만, 코메론 강동헌(50) 사장은 “남들과 조금이라도 차별화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준비해온 결과였다”고 말했다. ‘공구(工具)는 무채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줄자에 디자인과 색을 입히는 ‘역발상’으로 콧대 높은 세계 최대 유통업체의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유통채널마다 다른 상품으로 공략

강동헌 사장의 아버지가 1963년 설립한 코메론의 첫 사업 아이템은 절연 테이프였다. 강 사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장 아버지의 일을 돕기 시작했다. 강 사장은 절연 테이프의 재료로 쓰이던 ‘유리섬유’를 활용해 줄자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1970년대 후반 당시 줄자는 대부분 일반 섬유나 철로 만들었는데, 기온에 따라 수축이 심하고 내구성도 떨어졌다. ‘유리섬유 줄자’의 품질이 알려지면서, 전국 공사장의 목수들이 코메론 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사세(社勢)도 커 나갔다.

하지만 건축 종사자를 타깃으로 한 전문가용 시장은 한계가 있었다. 외국 공구업체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납품을 하던 코메론은 1997년부터 자체 브랜드로 외국에 직진출하기로 결정했다. 마케팅 타깃을 일반 소비자로 정했다.

강 사장은 유통 채널에 따라 줄자의 디자인과 색상을 다르게 했다. 대형 마트에서는 주부를 타깃으로 작고 색상이 화려한 제품을 선보였다. 전문매장에는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로 만든 줄자를 내놓았다. 판촉용 줄자는 자석을 부착해 냉장고에 붙일 수 있게 디자인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납품단가를 깎기로 유명한 월마트도 경쟁 상품보다 2배 높은 가격에 제품을 사 갔다. 미국의 경쟁 업체들도 뒤따라 줄자에 색을 넣는 등 모방을 시작했다. 코메론은 시장 점유율을 차츰 올리더니, 해외 직진출 10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보였다.

◆아이디어·디자인으로 부가가치 높여

코메론은 지난 6월 부산 장림공단 본사에 디자인경영 연구센터를 세웠다. 이곳에 10여명의 연구원을 상주시켜 기술과 디자인 개발을 전담하게 했다. 전통 제조업체가 자체 디자인 연구소를 갖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

줄자에 바퀴를 달고, 칼을 꽂을 수 있는 고리를 다는 등의 아이디어가 모두 이곳에서 나온다. 현재 코메론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와 디자인등록 출원만 200여건. 차별화된 제품은 해외 시장에서 일본이나 대만 등 경쟁업체 제품에 비해 서너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팔려 나간다. 지난해 매출 290억 원에 영업이익 56억 원으로, 영업 이익률이 20%에 육박한다. 강 사장은 “작은 아이디어가 전통 제조업종인 공구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