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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관리/직업의세계

전문직업탐색(하우스매니저)

김상엽 강사(김쌤) 2007. 8. 20. 10:13

"하우스매니저...이선옥/LG아트센터"

■ 하우스매니저는 어떤 일을 하나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하우스(House)라는 말은 극장(영화관이 아닌 전문 공연장)용어로 극장 전체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따라서 하우스 매니저는 극장 전체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극장에서 무대를 제외한 관객에게 개방되는 모든 공간과 서비스에 대해 책임을 지고, 공연 진행 시 무대감독과 함께 공연진행을 이끌어가는 사람입니다.

하우스매니저가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은 것은 1950년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상업극장들이 들어서면서, 좀 더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관객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생기면서부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에 예술의전당에서 하우스매니저를 공채 모집한 것이 시발점이 되어 그 이후에 여러 극장들이 공연장의 효율적인 객석 관리 및 관객서비스를 위해 하우스매니저 제도를 도입, 채용하기 시작하면서 현재 20여명의 하우스매니저 들이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10년 안쪽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이 직업이 공연문화가 양적, 질적으로 확대되면서 최근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극장 관리의 전반을 책임지는 하우스매니저를 안내원이나 검표원 정도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아직 많습니다. 그러나 안내서비스는 하우스매니저의 책임 하에 놓여진 일들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공연을 하는 단체관리 및 공연장 관리, 안전사고를 대비한 안전시설 점검, 서비스 인력 서비스 교육 및 비상교육 실시, 관객불만 처리, VIP 및 주요 내방인사 접견, 공연에 관한 정보를 공연단체와 협의, 공연진행, 리허설에 참관하여 공연 시 유의사항 체크, 입장권과 홍보물 관리, 극장 시설 관 및 청결상태 점검, 어린이 놀이방, 물품보관소 운영, 장애인 편의 시설관리 등 관객 편의시설 제안 및 관리 등 크고 작은 이런 일들이 모두 하우스매니저의 몫입니다.
특히 공연의 성격과 관객의 특징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연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여 공연자와 관객 모두가 만족감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극장 하우스매니저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 국내 하우스매니저의 고용현황은?

현재 우리나라에 하우스매니저라는 직종이 생긴지가 얼마 되지 않아 공연분야의 다른 스텝과는 달리 아직은 공연장마다 필수인원으로 채용하고 있는 실정은 아닙니다. 따라서 공연장의 수와 하우스매니저의 수가 비례한 것은 아니며, 하우스매니저가 없는 공연장은 대부분 공연장에 소속된 직원들이 당번제로 공연진행과 관객서비스를 책임지고 하우스매니저의 업무를 대행하는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짧은 연륜 때문인지 아직은 하우스매니저 업무에 대해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학과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전문기관은 없습니다.
현재 현업에서 근무 중인 하우스매니저들은 대부분 공연기획사나 공연장 관련 근무 경력(공연장 안내원, 자원봉사, 인턴근무) 또는 유사서비스업(호텔, 항공)에 종사하셨던 분들이 경력 또는 신입직으로 발탁되어 근무 중입니다.

■ 하우스매니저업에 종사하게 된 계기는?

저의 경우 중고교 시절부터 공연예술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에서의 전공 또한 제 취미와 특기를 살려 연극영화과에 진학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유사학과인 방송연예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배우보다는 행정, 제작스텝 일에 관심이 많았으며, 그 당시에는 저도 하우스매니저라는 직종은 전혀 몰랐습니다.
그저 공연과 관련된 업무가 적성에 맞았고 그래서 틈만 나면 관련 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주변을 서성대며 스스로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노력 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 공연예술에 대한 구체적인 실무를 익히고자 한국문예진흥원 부설 공연예술아카데미 연출과를 수료 했으며, 예술의전당 공연팀에서 인턴근무로 현장감각을 익혔습니다.
그 후 공연기획사 직원, 방송국 드라마 연출부, 야구장 아나운서, 외국계 할인점 운영팀에서 근무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2000년 LG아트센터가 개관되면서 채용의뢰를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다양한 저의 경력과 뼈아픈 시행착오가 지금하고 있는 하우스매니저 일의 근간이 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 하우스매니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훈련이 필요하고 채용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많은 분들이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질문 하시는 데 가장 중요한 건 공연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중요합니다.
관심이 있다면 먼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공연장 관련 아르바이트, 또는 자원봉사부터 시작을 해서 공연계 언저리에서 작은 실무부터 익혀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아직 학업을 병행해야하는 학생이라면, 공연관련 학과로의 진학도 하나의 방법이며 아니면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라도 공연과 관련된 경험들을 쌓는 것도 방법일 겁니다.
그도 저도 아니면 취미생활로라도 공연에 대해 전반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관심이 있어야, 정보를 구할 것이고 정보가 있어야 그 일을 할 수 있는 계기나 발판이 마련되는 거니까요.
희박하지만 공채형식의 채용 시, 자격요건을 보면 대부분 4년제 졸업이상, 관련학과, 유사서비스업 경험자 우대, 공연예술에 열정이 있는 자 등으로 채용자격이 주어지지만 공연장별 특성에 따라 학과나, 학력을 제한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극장별 채용시기와 조건이 거의 틀리고 채용 인원도 극히 적어 대부분 극장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곳이 많아 선발 방법이 아직은 공채보다는 극장 관련업무 종사자 중 선발하는 사례가 많아 안내원으로 근무하던 사람들이 신생공연장이 생기면서 추천으로 하우스매니저로 채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하우스매니저의 급여수준과 근무환경은 어떤 가요?

급여수준은 공연장별로 차이가 있으며, 공연업계의 특성상 그리 높지 않습니다. 사실 공연업계가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공연업계에 대해 환상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생각하는 것처럼, 고상하고 품위 있는 직업이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심한 육체노동을 기본으로 하는 허드렛일(기본은 포스터 부착, 전단 관리에 심지어는 관객의 오물 처리까지)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그림자처럼 해야 하는 업무가 많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관객을 편하게, 즐겁게 해주려 하는 서비스 마인드가 있어야 합니다. 저의 경우 하우스매니저로 6년째 근무 중이며, 연봉은 대기업 신입사원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제 다른 이력과 나이(만 37세)에 비해서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요.
(저희 LG아트센터의 경우 LG그룹 계열사 이지만 업무의 특성상 직원채용은 별도로 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급여 규정도 그룹과는 상이합니다.)
그리고 근무 기준은 공연장마다 상이하므로 제 경우를 소개하면 대부분 공연이 있을 경우 오후 1시경에 출근해서 저녁 12시까지 근무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나마 공연이 장기공연일 때의 기준이며, 주말 및 공휴일의 경우 2회 공연이 많아 남들 쉴 때 2배로 열심히 일해야 하며, 거의 공연이 없는 평일에 휴무를 하게 됩니다.
특히 일회성 공연 일정이 불규칙 할 경우 따라서 개인생활이 불규칙 할 수밖에 없습니다.

■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처럼 하우스매니저는 공연기획과 극장운영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놓여있는 직업입니다. 그 모호함 만큼이나 하우스매니저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부족하고 근무조건도 좋지만은 않습니다. 또 하우스매니저의 역사가 우리보다 긴 외국처럼 직무가 세분화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거친 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며, 사람을 상대하는 일인 만큼 상상 이상의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하우스매니저들은 극장을 떠나지 못합니다. 왜냐면 많은 하우스매니저들이 공연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일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막상 하우스매니저가 된 후에는 공연 하나를 마음 놓고 즐길 여유도 없습니다. 그 이유는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에 대해 늘 신경을 쓰고 세심하게 배려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으며 그 모든 일들은 언제나 예고 없이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대위의 배우 이상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제공되어지는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연을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생각으로 공연단체와 관객을 늘 마주할 수 있는 것이 이 일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공연과 함께 숨쉬고 생활할 마음의 여유를 누릴 자세가 되어 있다면 도전해 볼만 하지요.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렇겠지만 부와 명예, 그리고 개인의 만족까지 한꺼번에 되는 직업은 거의 없는 듯 합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고 드라마속의 포장으로만 알고 있는 하우스매니저 업무에 대해 막연한 기대나 환상을 깨길 바라며, 하나의 전문 직업인으로 하우스매니저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길 희망합니다.

[출처:워크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