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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인사팀, 대학교 취업팀 근무, 취업특강 15년차 경력 전문성 보유★★★

◆취업정보/취업성공기

애경, LG텔레콤

김상엽 강사(김쌤) 2007. 8. 5. 12:17
"토익도…학점도…인턴십만은 못하더라”
바늘구멍 취업문 이렇게 뚫었다
 ◇올해 초 인턴십을 거쳐 정식 채용이 확정된 새내기 4명이 역삼동 GS타워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쥔 채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애경의 이경은·심선주·이수진씨, 훤칠한 남성은 LG텔레콤의 홍승우씨이다. 김창길 기자

지난 1일 밤 서울 신촌의 모 대학 캠퍼스. 방학이 한창인데도 더위를 잊은 취업 준비생들로 도서관은 불야성이다. 입학의 기쁨을 누리기도 잠시, ‘수백대 일’이니 ‘천 몇백대 일’이니 하는 취업 경쟁률 소식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은 납덩이를 매단 듯 무겁다. 과연 방학조차 반납하고 도서관에서 ‘주독야독’하면, 취업의 문턱에 가까워지긴 하는 것일까.

 

광운대학교가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졸업생을 상대로 실시한 ‘2007년 취업률 통계조사’에서도 ‘토익 점수’보다는 ‘인턴십 경험’이 취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도 점점 실무 능력이 검증된 인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듯 올해 처음으로 인턴십 과정을 통한 정규직 채용을 공식화한 곳이 있어 찾아봤다.

 

지난 5월2일부터 LG텔레콤 마케팅실에서 근무하는 홍승우(26)씨. 홍씨는 인턴 과정을 회고하던 중 문득 휴대전화 판매에 나섰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어느 날 아침, 4인1조로 휴대전화 단말기 10대씩을 판매하고 돌아오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홍씨와 나머지 팀원들은 ‘어디서 본 건 있던 터라’ 은행 앞에 가판대를 설치하고 세일즈에 나섰다.

 

특별한 가격에 모시겠노라고 네댓 시간을 외쳤다. 하지만 시민들은 전혀 관심을 주지 않았다. 애타는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던 홍씨, 가로수에 시선이 꽂혔다. 홍씨는 냅다 나무 위로 기어올라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밑에선 다른 팀원들이 웃통을 벗어젖혔다. 젊은 총각들의 해괴한 퍼포먼스에 호기심 어린 여성들의 시선이 집중됐고, 단말기도 이내 팔려나갔다.

 

홍씨는 인터뷰 내내 “운이 좋았다”고 겸손을 표했다. ‘스펙’이라고 불리는 토익점수나 학점, 자격증 등이 합격을 기대하기엔 부족했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어떻게 취업만큼이나 어렵다는 인턴 과정에 척척 합격했을까.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토익 점수 올리고 학점 따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점수 올려봐야 거기서 거기입니다.” 홍씨는 연극·영화에 심취해 학내 신문사의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홈스테이(국제민박교류)를 통해 한국문화 알리기에 나선 ‘㈔한국라보’의 전국회장을 맡기도 했다.

 

졸업을 1년여 앞둔 즈음, 홍씨는 일하고 싶은 업종(자동차·통신)과 부문(마케팅·인사)을 결정했다. 그래서 지원한 곳이 BMW코리아 마케팅팀. 외국계 회사여서 기대가 컸지만 4개월 인턴 과정 중 느낀 독일 본사의 업무 규제들은 예상 밖으로 심했다. 자연스레 다음 도전은 통신업체(LG텔레콤) 인사팀으로 결정됐다.

 

“대학 생활 동안 자잘한 것들에 신경쓰지 말고, 가능한 한 많은 나라를 다녀보는 것이 좋습니다. 문화나 생각의 차이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집니다.”

홍씨의 이런 사고는 인턴십 과정에서도 자연스레 드러났다. “LG그룹은 태도를 본 것 같아요. 몸에 배지 않으면 힘들거든요.”

 

■돼지띠 여성 삼인방 유통업계 들쑤신다

 

최창활 ㈜애경 사장은 올 초 고민을 거듭했다. 3월 초 인턴모집 공고에 회사 최초로 동갑내기 여성 3명이 영업직으로 지원한 것이다. 업계를 통틀어도 여성 영업직원을 찾기 어렵다. 당연히 채용 가능성은 희미했다. 그러나 ‘돼지띠 삼인방’의 열정은 사장도 혀를 내두르게 했다. 한 달 지나자 ‘한 명은 뽑힐 것’이란 말이 나왔고, 두 달이 지나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돌았다. 그리고 결국 3명 전원이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이달 졸업을 앞둔 이수진씨는 대학 생활 동안 E마트, 롯데마트 등 강북지역의 대형할인점을 모두 섭렵했다. 방학은 물론이고 주말, 심지어 학교축제 기간에도 행사도우미 아르바이트에 빠지지 않았다.

 

교복 시즌인 겨울방학이 되면 각 백화점으로 향했다. 실적이 좋다보니 새로운 곳에서 의뢰가 이어졌고, 교복 대리점 사장은 아르바이트 학생들 관리를 맡기기도 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4년. 강북지역 백화점이나 할인점 현장 관계자 중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마당발’이 됐다.

 

“돈 벌려고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그런데 영업사원이 전부 남자더라고요.” 당연히 애경에서 인턴을 뽑을 것이란 정보는 두 달 전부터 알았다. “방대한 아르바이트 경험이 목표의식을 가진 준비로 비쳐지지 않았을까요. 본인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일, 남들이 안 하는 일부터 찾는 게 중요합니다.”

 

아르바이트라면 심선주씨도 뒤지지 않는다. 백화점, 할인점은 물론이고 서울시내 예식장 3곳에서 예약·상담·계약 업무를 경험했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다보니 남을 설득하고 친해지는 능력은 탁월하다. “회사는 못 정해도 부서까지는 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맞는 스킬을 쌓아야 합니다.” 심씨는 채용 공고가 나오는 대로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어보는 행태를 꼬집으며, 단순한 아르바이트라도 관련 분야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경은씨는 앞선 동기들처럼 유통 분야의 경험은 없다. 인턴 지원자들과 마주했을 때도 상당수가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보유하는 등 조예가 깊어 본인은 탈락할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씨의 강점은 논리정연한 말솜씨. 학교 방송반에서 4년 동안 아나운서로 활동한 덕분이다.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뛰어나다는 칭찬도 유독 많이 들었다. 이씨가 전하는 취업의 비결은 무엇일까.

 

“스펙보다 중요한 것이 적극적인 대외활동입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간파할 수 있어요. 도서관을 벗어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