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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관리/직장생활팁

경력직 이동시 평판조회 어떻게?

김상엽 강사(김쌤) 2007. 6. 20. 12:38

내 평판조회 어떻게 이뤄질까

[중앙일보 이지은]

유통회사에 다니는 박영석(가명.39)부장은 현재 직장의 처우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마침 눈여겨보던 A기업이 마케팅 부장 채용공고를 내자 이력서를 제출했다. 필기시험, 실무자 면접을 통과해 최종 관문인 임원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A기업에서 연락이 왔다. "최종 면접이 1주일 후에 있습니다.

" 그동안 A기업은 박씨에 대한 '뒷조사'를 시작했다.

A기업 : "최종 면접을 앞둔 박영석씨의 이력서입니다. 평판조회는 1주일 안에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박영석씨를 마케팅부장으로 영입하려고 합니다. 참고로 박씨는 B, C, D 유통회사에서 일했다고 하네요."

H헤드헌팅 업체 : "알겠습니다. 1주일 안에 알아보도록 하죠. 박영석씨의 경우 비용은 500만원 정도입니다. "

A기업은 최종 면접을 앞둔 박씨의 이력서를 B헤드헌팅 업체에 보내고 평판조회를 의뢰한다. H헤드헌팅 업체는 곧장 3 ̄4명의 헤드헌터를 한 팀으로 구성해 박씨가 그동안 거쳐 온 직장의 리스트를 뽑는다. 이곳에서 함께 일한 동료나 후배.상사의 명단을 작성해 전화나 이메일 인터뷰를 시도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직접 찾아가 박씨의 그간의 행적에 대해 묻기도 한다.

보통 한 사람에 대한 평판을 조회하기 위해 적어도 5명에게 '멘트'를 딴다.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 위해서다. 5명에게 '솔직한 답변'을 얻어내려면 20여명과 접촉해야 한다. 아직 평판조회에 대해 모르거나 비협조적인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박씨의 조직관리 능력 및 리더십, 대외 네트워크 역량, 커뮤니케이션 및 조정 능력, 도덕성, 개인적 인성 등에 대해 질문한다. 예를 들어 구체적인 이직 사유가 무엇인지, 전 직장에서는 어떤 인상이었는지, 기억에 남는 성공 사례가 있는지,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돌파했는지, 이 사람을 다른 회사에 적극적으로 추천할 용의가 있는지 등을 물어본다.

이때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라는 답변이 돌아오면 박씨의 평판에는 마이너스(-)가 그어진다. 또 칭찬이 계속되다 어느 항목에서 칭찬의 강도가 떨어지거나 갑자기 목소리 톤이 약해지면 그 부분은 박씨의 약점이 될 것으로 잠정 결론 짓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헤드헌터가 인맥 네트워크를 동원해 뒷조사를 하는 것은 파파라치.사립탐정.기자 뺨칠 정도"라고 귀띔했다.

한 예로 전자회사에 다니던 정철영(39)씨는 "스트레스 내성이 약해 과중한 업무가 주어졌을 때 모든 것을 내팽겨치고 병가를 낸 적이 있다"는 한 측근의 말 때문에 새로 옮기려던 직장의 부장 자리를 놓쳤다. 이런 비밀은 이력서에는 한 줄도 적혀져 있지 않다. '한솥밥 먹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일이다.

평판조회의 비용은 보통 실무자는 500만원, 최고경영자(CEO)급은 1000만원 정도로 보면 된다. 기업에서 추천을 의뢰한 경우는 후보자 연봉의 15 ̄30%선에 맞춰진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조회를 하려는 사람의 정보 노출이 얼마나 됐는지 그 난이도에 따라 비용이 다르게 매겨진다. 예를 들어 기업 임원 이상의 자리로 스카웃할 경우 10년 동안 해외에 거주해 국내 인맥이 거의 없거나, 행정고시 합격 후 줄곧 공기업에서만 일한 공무원 등은 2000만원까지 호가한다.

물론 일부 업체는 후보자의 도덕성에 관한 항목을 조사할 때 이성문제 등 은밀한 부분까지 캐는 것으로 알려져 사생활 침해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후보자에게 '당신의 평판을 조회하고 있다'고 미리 이야기할 경우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선 '조용히' 처리하길 원한다. 또 현재 다니고 있는 기업에 이직 사실이 알려지기라도 하면 곤란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저 사람은 곧 관둘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이력서를 넣은 곳에 가지 못했을 때 돌아올 파장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곤란한지 가늠할 수 있다.

또 헤드헌팅 업체에서는 평판조회 의뢰를 받았을 때 개인의 평판에 대한 자료를 데이터화해 관리하기 때문에 한번 평판이 잘못 입력되면 이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찍힌' 후보자가 자신의 평판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기업 인사채용담당자는 "최근 입사한 한 직원은 자신의 평판이 안 좋은 것을 알고 이력서를 낼 때 아예 이전에 다녔던 회사의 대표들에게 평판을 조회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이런 적극적인 모습은 지난 세월을 보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커리어의 신길자 팀장은 "직장을 옮기더라도 전 직장 동료와의 인맥은 계속 유지해야한다"며 "경조사를 꼼꼼히 챙기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