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회사 갑니다, 애국하러
방위산업 전문회사인 LIG넥스원은 요즘 채용을 많이 하는 회사에 속한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까지 200명을 뽑았다. 올해 매출 목표는 6650억원 선이지만 수주액은 1조원에 달한다. 그만큼 일손이 더 많이 필요해진 것이다. 내년 매출 목표는 9500억원, 2009년 목표는 1조600억원이니 향후 3년간 연평균 28%씩 성장하겠다는 얘기다. 방산업체라서 일반인들은 좀 생소할 수 있지만 이 회사는 31년간 이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했다. 2004년 LIG손해보험(옛 LG화재)을 중심으로 LIG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될 때 LG이노텍의 방산 부문이 LIG그룹으로 편입됐다. 2004년 7월 그렇게 출범한 회사가 넥스원퓨처㈜였다. 올 4월 회사 이름을 LIG넥스원으로 바꿨다. 회사 이름이 '넥스원퓨처'일 때는 벤처기업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LIG넥스원으로 바뀐 뒤에는 LIG그룹의 제조 주력회사로 자리 잡았다. 구자원 LIG넥스원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 사장이 대표이사다. 구 사장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출근하고 싶어지는 회사, 회사에 가는 것 자체로 흥분이 되는 직장을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정우 경영지원 담당은 "신입사원은 창의성과 패기를, 경력사원은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을 기준으로 인력을 선발한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와 밀접한 방위산업체라서 다른 업종보다 애국심을 많이 따진다"는 말도 했다. ◆안정적 환경이 장점=LIG넥스원은 유도무기.전술정보통신체계.사격통제장치 등 첨단 정밀전자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생산한다. 유도무기 사업은 중.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에서 개인휴대용 대공 무기와 함대함 미사일까지 아우른다. 전체 직원의 37%가 연구개발 인력이며, 그중 62%가 석.박사다. 경기도 용인, 대전, 경북 구미 연구센터에서 800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일한다. 용인 미사일(MSL)연구소의 김태현(31) 주임 연구원은 "국내 미사일 개발 분야에서는 우리가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미사일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목표물에 명중됐을 때의 짜릿한 쾌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서울에서 가까운 연구소=LIG넥스원은 자사를 소개하는 보도자료에 '신이 모르는 직장'이라는 이색 제목을 달았다. 꽤 괜찮은 직장으로 입소문이 나 있는데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인터넷 취업 포털을 뒤져 보면 여러 가지 근무여건이 좋고 '칼 퇴근'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떠돈다. 꼭 그렇지는 않다. 시스템연구소의 신입사원 이용헌씨는 "정시퇴근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금요일만은 칼 퇴근하자'는 말이 회자될 정도겠느냐는 반문이다. 생산부 기술팀의 신입사원 오경진씨는 "일이 남아 주말에 나오는 경우도 적잖다"고 말했다. 정부 상대의 사업이어서 사업 환경이 안정적이고,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보이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용인에 연구소가 있다는 점은 이공계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이다. 미사일연구소의 신입사원 김소형씨처럼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도 여럿 있다. 레이더를 만드는 ISR연구소의 신입사원 최소영씨는 "지방에 연구소가 있는 기업에 동시 합격한 이들이 서울과 가까운 연구소가 있다는 이유로 우리 회사를 택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2010~11년 용인연구소는 서울과 더 가까운 판교로 이전할 예정이다. ◆특유의 조직문화=업무지원팀의 신규하(38) 과장은 여름 휴가에다 '리프레시(재충전) 휴가를 붙여 2주일간 가족과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리프레시 휴가제는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과의 화목을 도우려는 취지다. 매년 자신이 원하는 기간에 5일 이상의 긴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미리 휴가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계획성 있게 휴가를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휴일 사이에 낀 샌드위치 데이나 개인 기념일에도 휴가를 권장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백무현 HR팀장은 "근로와 여가의 균형을 이뤄야 업무 몰입도와 조직 만족도가 높아지고 자연스레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무기를 만드는 회사지만 조직문화는 가족적이고 자유로운 편이라는 설명이다. 회식 때 술을 강권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KAIST 대학원 출신의 신입사원 오경진씨는 "대학원과 회사 분위기가 비슷하다"며 "돈 받으면서 대학원 다닌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연혁:1976년 2월 금성정밀공업으로 출범 95년 1월 LG정밀㈜로 상호 변경 2000년 5월 LG이노텍㈜으로 상호 변경 2004년 7월 LG이노텍에서 분리, 넥스원퓨처㈜ 출범 2007년 4월 LIG넥스원으로 상호 변경 ■대표이사:구본상 ■2006년 매출: 4400억원 ■2007년 매출:6653억원 (목표치, 수주는 약 1조원) ■직원 수: 2003명 (4월 말 현재) ■사업장:서울 역삼동 본사, 연구본부(경기도 용인 두 곳, 대전 한 곳), 생산본부(경북 구미, 경기도 평택 각 한 곳) ■주요 사업 분야 -방위산업:유도무기, 전술정보통신 체계, 사격통제장치, 해군전투체계, 전자광학 등 첨단 정밀전자 무기체계 -민수산업:통신용 계측기 등 ◆신입사원 연구원 기본 자질은 충실한 학점 올 초 LIG넥스원에 입사한 윤원혁(26.사진)씨는 "계속 공부하도록 끊임없이 채찍질한다는 게 우리 회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그의 일은 경기도 용인 시스템연구소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다. "연구소에 명문대 출신이나 석.박사 선배들이 많아 자극이 많이 돼요." 경북 포항의 한동대 전산학과 2000학번인 그는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공군에 입대해 28개월간 복무했다. 2005년 말 제대 후 1년 정도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했다. 대학에서 취업준비생을 위한 특별강의를 들은 게 도움이 됐다. 면접 요령이나 이력서 작성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배웠다.면접관이 여러 명일 때는 질문을 던진 면접관과 절반 정도 눈을 맞추면서 주위의 다른 면접관과도 시선을 맞추라고 배웠다. 그의 대학 통산 학점은 4.5 만점에 평균 4.1이고 토익 875점으로 이른바 '스펙(spec.구직자의 객관적인 취업 준비 정도)'은 좋은 편이다. 학점이 좋고 필수 이수과목을 다 들어서 7학기 만에 조기 졸업했다. 2002년 해외 교환 학생으로 미국에 가서 컴퓨터 관련 자격증도 따고 영어 공부도 했다. 입사 면접에서는 연구개발직을 지원해서인지 전공 관련 질문을 많이 받았다. 잘 모르는 것도 있었지만 논리적으로 답변하려고 애썼다. "연구원이 되려면 학점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게 좋아요. 연구원의 기본 자질인 학습 태도가 충실한지 학점으로 미뤄 짐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이동통신사에서도 합격 통지를 받고 약간 망설였지만 이 회사를 선택한 걸 잘했다고 생각한다. 정리해고가 없는 회사였고, 프로그래머 근무 환경도 이통사보다 나아 보였다는 설명이다. "몸담은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서경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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