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성사·성철사..‘이런 기업 아시나요?’
위성도시가 있듯이 위성기업도 허다하다.
이미 알려진 위성기업도 있지만 베일 속에 가려진 곳도 적지 않다.
부산과 경남 창원을 주무대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오성사, 성철사 등이 그렇다. ‘별 성’(星)자를 돌림자로 쓰는 이들 기업은 LG에 부품을 공급하는 등 동고동락했다.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던 ‘별 성’자 기업들의 면면을 소개한다.
취재=권오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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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을 들어보셨습니까?’ 오성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회사소개 코너를 클릭하면 나타나는 첫 문장이다. 그리고 ‘40년의 전통을 가진 오성사는 일반 소비자보다 기업간에 더 많이 알려진 중견기업’이라는 구절이 이어진다.
그렇다. 일반인들은 오성사를 잘 알지 못한다. 처음 들어보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성사를 만만히 봐서는 곤란하다. 지난해 매출액이 1,512억원이나 되고, 계열사인 오성전자 역시 1,183억원으로 둘 다 중견기업이다. 최근에는 경기도 파주에 100억원을 들여 공장건설에 나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런 중견기업이 이제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오성사는 그렇다고 치고 성철사는 들어봤는가. 오성사의 ‘성’자와 성철사의 ‘성’자는 다 같은 ‘별 성’(星)자다. 흔히 형제간에 돌림자를 쓰듯이 이들 기업도 하나같이 ‘성’자를 쓴다.
성철사는 계열사 매출액까지 더하면 5,000억원이 넘는 중견그룹이다. 이들 기업보다는 조금 더 알려진 희성그룹도 같은 ‘성’자를 사용한다. 희성전자, 희성금속, 희성엥겔하드 등 계열사들의 성자는 모두 ‘별 성’자다.
이들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 오성사 관계자는 기자에게 “언론 취재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못을 박았다. ‘회사 주력사업이 뭐냐’는 간단한 물음에도 ‘말할 수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성철사 관계자는 “전화상으로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없다”며 “일단 협조공문을 보내라”고 말했다. 그 관계자는 이어 “몇몇 언론사가 공문을 보냈지만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며 인터뷰를 완곡하게 거절했다.
이러다 보니 기업규모가 상당한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곳이 전혀 없다. 회사자료를 바깥으로 내놓지 않다 보니 신용평가기관의 기업정보란도 텅텅 비어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들은 또한 남의 돈을 빌리지도 않는다. 오성사나 성철사는 부채비율이 50% 안쪽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이 LG그룹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성철사는 LG전자의 김치냉장고를 만들고, 오성사는 가습기를 만든다. 성철사의 관계사인 기원은 냉장고부품을 LG전자에 전량 납품하고 있고, 오성사의 관계사인 오성기전은 산업용 모터를 공급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100% OEM 및 부품업체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최근에는 독자적인 힘을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오성사가 자체 브랜드 ‘월텍’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고, 오성기전이 산업용 모터를 세계적인 가전업체에 팔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오성사와 성철사는 LG의 외가 쪽 친척들이 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부채비율 50% 미만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들인지 알아보자. 오성그룹은 주로 소형가전 및 부품을 생산하는 전문그룹이다. 오성사, 오성전자, 오성기전, 오성디스플레이 등이 속해 있다. 모기업은 1965년 LG전자의 OEM 생산으로 출발한 오성사다.
오성사는 가습기, 선풍기, 제빵기, 공기청정기 등 소형가전이 주력제품이다. 특히 가습기는 특허권만 30여건에 달할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다’(World Top Technology)는 의미의 ‘월텍’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공략 중이다.
일부는 LG전자 로고를 붙인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시장 점유율이 32~35% 정도”라며 “이중 절반을 LG전자에 OEM으로 납품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진출에도 꾸준하게 힘을 기울여 현재 2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고 중국에 현지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월텍’을 국내 환경ㆍ건강 가전 전문 브랜드로 키운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LCD, 백색가전 부품사업 등을 적극 확장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에 LCD-TV 프레임을 위한 판금(금속)물을 생산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공장부지를 확보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성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512억원. 그러나 순이익은 25억원에 불과했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순이익은 2002년 41억원, 2003년 32억원에 이어 점차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오성전자는 1983년 국내 최초로 리모컨을 생산한 리모컨 전문업체다. 2004년 12월 리모컨 누적생산대수가 2억대를 돌파했다. 국내 최초로 리모컨 연구소를 설립, 40여명의 연구인력이 모든 제품을 자체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2003년도에는 LCD사업에 진출해 TFT-LCD 및 OLED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해 인도네시아(96년), 멕시코(97년), 중국 톈진(99년), 중국 쉬저우(2004년)에 각각 공장을 설립, 현지에서 리모컨을 생산하고 있다. 2004년 매출액 1,183억원, 순이익 69억원으로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는 평이다.
오성기전은 산업용 모터 전문회사로 유명하다. 1965년 오성사 설립 이후 줄곧 모터생산에 집중해 오다가 95년에 별도법인으로 독립했다. 산업용 펌프모터를 비롯해 전자레인지용 팬모터, 세탁기용 배수펌프모터, 냉장고용 모터, 에어컨 모터 등 가전분야의 모든 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가전 3사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가전업체들이 오성기전의 모터를 사용하고 있다. 세계 가전용 모터시장의 60%를 점유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물론 주 공급처는 LG전자다. 2004년 매출액은 743억원으로 2003년(724억원)보다 늘었지만, 순이익은 34억원으로 2003년(74억원)에 비해 줄었다.
오성은 올 들어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오성디스플레이를 설립했다. 이외에도 중국 톈진법인, 멕시코 멕시칼리법인 등 9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오성사의 최대주주는 하택선 오성전자 사장과 하효현 총괄사장이다. 이들이 각각 71.0%와 28.95%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 신용평가기관의 기업정보에 따르면 하효현 사장은 하택선 사장의 당숙이다.
성철사는 부산, 창원지역에서 알아주는 중견그룹이다. 7개의 계열사와 7개의 해외법인을 뒀다. 2000년부터 스타리온그룹으로 부른다. 스타리온은 ‘스타’(Star)와 ‘아이언’(Iron)의 합성어로 ‘성철사’라는 본래의 이름 뜻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글로벌 이미지를 부각시켜 만든 이름이다. 스타리온성철(성철사), 스타리온원우, 기원, 하나 등이 주요 계열사다.
모기업인 성철사는 3,099억원의 매출액(2004년)과 94억원의 순이익을 낸 알토란 같은 회사로 부산과 창원에 공장을 두고 있다. 부산공장은 전기전자제품 및 부품제조업을 하고 있다.
특히 가정용 가스레인지는 독자적인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가스레인지의 핵심부품인 가스밸브의 경우 국내 최초로 불꽃 감지형 안전가스를 개발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밖에 보일러 온수순환펌프, 오일, 버너 등 열기구 부품 등을 만들고 있다. 창원공장에서는 업소용 청소기, 에어컨 필터, 김치냉장고 도어 등이 주력 생산품이다.
◆ 우산 벗어나 독자브랜드 추구
원우는 86년 설립된 VCR 부품 전문회사다. 원우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초정밀(Submicron) 부품을 생산한다는 목표로 끝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할 만큼 전문성을 자부하고 있다. 현재 VCR 부품을 비롯해 CD롬(R/W), DVD롬(Player), LCD 부품 등을 완성품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VCR의 주요 핵심부품인 덱 어셈블리(Deck Assembly), 섀시 어셈블리(Chassis Assembly) 등은 전체 작업공정을 무인자동화한 상황이다. 특히 TFT-LCD의 핵심부품 중 하나인 백라이트(Back Light)는 원우의 최첨단 기술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원우는 2004년 1,991억원의 매출을 올려 13억7,0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은 2002ㆍ2003년에 비해 늘어났지만 순이익은 100억원대에서 10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99년 설립된 기원은 냉장고용 증발기 제조라인을 갖췄다. 지난 93년 연간 100만대 생산을 넘어서더니 2001년 200만대를 돌파했다. 97년 ISO 9002 품질인증을 획득한 뒤 일본 산요 등 세계적인 업체들에 수출하고 있다. 업계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주로 LG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사업확장 차원에서 경남 창원지역에 2000년에는 코팅 전문 공장을, 2002년에는 다접점 용융접합공법을 이용한 사이드 바이 사이드용 증발기 공장을 세웠다. 2004년 316억원의 매출과 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하나는 92년 설립 이후 국내 와이어 콘덴서(Wire Condenser) 업계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다.
성철사의 지배구조는 순환출자구조 방식이다. 스타리온(주)과 성철사가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스타리온의 지분구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룹의 모기업인 성철사의 최대주주는 정승규 회장(28.75%)이며 스타리온(21.25%)과 기원(10%)이 뒤를 잇고 있다. 따라서 정회장이 그룹의 실질적인 오너인 셈이다.
성철사가 보유하고 있는 일우와 기원의 지분은 각각 45%와 40%다. 원우는 스타리온이 23%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하국선씨(22.33%), 정장원씨(20.33%), 성철사(4.33%) 등이 대주주로 등록돼 있다.
희성그룹은 지난해 11월 구본능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씨가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하면서 세간에 회자된 그룹이다. 96년 1월 당시 희성금속과 국제전선, 한국엥겔하드, 상농기업, 진광전기 등의 기업을 모아 희성그룹으로 출범했다.
현재 희성그룹은 희성전자, 희성금속, 희성엥겔하드, 희성화학, 희성정밀, 삼보지질, 희성피엠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력사인 희성전자의 매출액이 7,725억원, 순이익이 865억원에 달한다. 자동차 촉매 및 치과재료를 생산하는 희성엥겔하드는 2004년 4,461억원의 매출과 21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희성금속도 2,352억원의 매출을 올려 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희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희성전자의 주요 지분을 보면 구본능 회장이 38%로 최대주주이며 구회장의 동생인 구본식 사장이 25.39%, 구회장의 장남인 구광모씨가 23%를 소유하고 있다. LG그룹에 대한 의존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희성그룹은 LG의 친가 쪽 기업이라는 점이 성철사, 오성사와 다르다. 출처:한경비즈니스 200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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