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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일본여행

일본 100년 기업을 가다-장난감 역사 280년 마스다야코퍼레이션

김상엽 강사(김쌤) 2008. 12. 12. 10:52

게임기 홍수 속 빛나는 ‘장난감 280년’

《1960년대 양철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모형 장난감은 일본을 먹여 살린 주요 수출품 가운데 하나였다.

지금이야 도요타자동차의 렉서스가 세계 고급자동차 시장을 석권했지만 당시는 소니의 ‘워크맨’조차 등장하기 전이다. 장난감 수출산업의 비중이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시절이었다.

이 무렵 도쿄() 다이토() 구 구라마에()는 동네가 생겨난 이래 최고의 호경기를 누렸다.

구라마에에는 200개 가까운 장난감 제조도매상(자체 브랜드를 갖고 생산까지 하는 도매상)과 유통도매상이 몰려 있었다.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이 임박할 즈음 구라마에 거리는 장난감을 싣고 내리는 트럭과 자전거 등이 뒤엉켜 온통 북새통을 이뤘다.》

○ ‘라지콘’을 아시나요?

구라마에 거리는 지금도 장난감 도매상의 거리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름뿐이다. 현재 구라마에 일대를 둘러보면 장난감의 거리였다는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레고저팬과 반다이 등 장난감 제조유통업체들이 소유한 건물이 일부 있지만 전체 거리 이미지를 장난감과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1960년대 구라마에 거리의 주역이었던 장난감 제조도매상은 전멸하다시피 했다.

거의 유일한 생존자가 무선조종 장난감 자동차, 즉 ‘라지콘(Radio Control)’을 1955년 세계 최초로 상품화한 마스다야코퍼레이션이다.

라지콘 외에도 소니콘(Sonic Control·음파로 조종하는 장난감) 등 독창적인 히트상품을 줄줄이 쏟아낸 마스다야코퍼레이션은 구라마에의 장난감 제조도매상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였다.

1965년에는 통상산업성이 주관하는 수출유공기업 표창에서 당당히 금상을 거머쥐었다.

아무리 써도 돈이 남아돌다 보니 간부사원들에게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을 1채씩 사주었을 정도였다.

○ 시련의 쓰나미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운다’는 철칙에서 마스다야코퍼레이션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1971년 ‘닉슨 쇼크’로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일본 장난감의 수출가격 경쟁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1973년에 밀어닥친 석유쇼크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난감 산업을 또 한 번 강타했다.

마스다야코퍼레이션 등 장난감 제조도매업체들은 내수()에서 돌파구를 모색했지만 여기에도 재앙이 기다리고 있었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데다 컴퓨터와 전자게임기 보급이 늘어나면서 모형 장난감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해 경영실적은 악화에 악화를 거듭했다.

사이토 하루마사() 사장이 별세한 부친의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1993년에는 이미 십수 년간 적자가 계속된 상황이었다.

장난감을 팔아 번 돈으로는 40억 엔이 넘는 부채의 원리금을 갚아 나가기에도 모자란 지경이었다.

거래 은행들은 다른 제조도매상처럼 장난감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이 맞는 사업을 개발하라고 사이토 사장에게 끊임없는 압력을 가했다.

하지만 사이토 사장은 은행의 회유와 압력을 단호히 거부했다. 그 대신 철저한 군살 빼기에 나섰다.

○ “기업은 변해도 가업()은 영원”

우선 희망퇴직을 단계적으로 실시해 취임 당시 100명이 넘는 정규사원을 20명 안팎으로 줄였다.

각 부문에 걸쳐 아웃소싱(외주)을 대폭 확대하고 창고 등 남는 영업자산을 이용해 임대사업을 벌였다.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외식사업 등 새로운 분야에도 발을 내디뎠다.

사이토 사장은 이처럼 16년 동안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한 끝에 부채를 취임 당시의 4분의 1 이하로 줄였다.

1997년에는 미국 뉴욕 경매시장에서 마스다야코퍼레이션이 1950년경 생산한 로봇 장난감을 800만 엔(약 8000만 원)에 사들이는 등 ‘회사의 역사’를 생각하고 관리할 여유도 회복했다.

사이토 사장은 “장난감 사업의 외부환경은 여전히 혹독하지만 적자는 내지 않을 수 있는 체질로 정비했다”면서 “크게 빛나지는 않지만 장난감 가게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상품을 앞으로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대() 경영자들이 전성기에 번 막대한 수익금으로 부동산을 많이 사뒀기 때문에 돈벌이만 생각한다면 굳이 장난감 사업에 연연할 이유가 없지만 280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가업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마스다야코퍼레이션 개요
구분 내용
창업 연도 1724년
사업 내용 완구 수출입 판매, 부동산임대, 외식사업
사원 20명(외식사업 부문 제외)
본사 소재지 도쿄 도 다이토 구 구라마에
홈페이지 www.masudaya.com
비고 무선으로 조종하는 장난감 자동차를 세계 최초로 상품화

출처: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