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파워는 국가 이미지에 대한 호감을 좌우합니다. 또 연관제품을 구매할 때 선택기준이 되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매우 크죠.”
지난달 11일 도쿄대 공학부 2호관 연구실에서 만난 하마노 야스키(57) 도쿄대 대학원 신영역창성과학연구과 교수는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 콘텐츠산업의 정책 수립 과정에서 막후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힌다.
“사실 일본은 지난 10년간의 불황 기간에 콘텐츠를 산업군에 포함시키지 않았어요. 나중에 보니 콘텐츠가 강자라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불황과 구조조정 기간에 여력이 없기도 했습니다.”
그에게 “일본 소프트산업이 강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그는 가장 먼저 일본 시장 내 경쟁을 지목했다. 하마노 교수는 “일본 내 시장의 경쟁이 매우 심하다”며 “제대로 된 작품 외엔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렇게 나온 원작만화가 애니메이션·게임이 되기도 하고, 콘텐츠로 이어진다”며 “좋은 작품이든, 나쁜 작품이든 하루에 1000여개의 작품이 나올 정도로 만화생성이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하마노 교수는 “일본 내 검증시스템은 무척 엄격하다”며 “인기가 없으면 바로 연재가 중단된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도라에몽’, ‘포켓몬스터’ 등의 작품이 빛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일본경제 성장동력으로서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 정부도 소프트산업 지원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일본 소프트산업은 자동차나 전기·전자에 버금가는 일본 산업의 축이 될 수 있을까. 그는 “경제적 가치의 산출이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소프트 파워를 높이고 유지시켜 국가와 제품에 대한 호감을 높여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 소프트산업에 대해 물어보자 “소프트산업은 외부에서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성공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곧 따끔한 지적이 이어졌다. “음식, 패션, 관광 등을 유기적으로 엮어 연관성을 갖고 접근하는 게 필요합니다. 한국도 앞으로 독창성을 살린 주제와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과거 홍콩하면 액션영화가 떠올랐지 않습니까. 그런데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어요.” 출처: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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