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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회사를 이끌어가는 4인방

김상엽 강사(김쌤) 2007. 9. 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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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급변하고 있다. 단순 보장형 보험에서 벗어나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보험산업은 이제 단순히 위험 보장이 아니라 투자, 자산운용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첨단 종합 금융 산업으로 변하고 있는 보험업계의 보험맨들의 세계를 알아봤다.

 

 보험사의 두뇌, 보험 계리사

 

장기 운용 상품인 보험의 특성상, 상품을 만들 때 생긴 1% 계산 오차도 보험사를 도산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다. 확률과 통계의 예술인 보험상품은 그만큼 정교한 수학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보험 상품에 들어가는 이런 복잡한 계산을 담당하는 사람이 보험 계리사다. 보험사의 두뇌인 셈이다.


보험 계리사들은 금리, 위험률(사망률 등), 사업비 등을 고려해 보험료를 산출하고, 보험료 지급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보험사의 적립금의 운영 계획을 작성, 평가하는 업무를 한다.

 

수학적인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계리사 가운데는 대학에서 수학이나 통계학을 전공한 사람이 많다. 미국의 경우 계리사가 별도 법인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주로 보험사에 고용돼 일한다. 

 

계리사가 되는 길은 두 가지다. 우선 먼저 자격증을 따서 보험사에 입사하는 방법이다. 금융감독원에서 매년 한 차례씩 치는 보험계리사 시험에 합격한 뒤 6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쳐 자격증을 얻는다. 한해 배출되는 계리사는 80여명. 현재 국내에서 600여명의 계리사가 활동하고 있다. 시험 준비에는 평균 1~2년이 걸린다.

 

두 번째는 각 보험사가 대학의 수학과나 통계학과의 추천을 받아 졸업예정자를 채용한 뒤 보험 관련 업무를 하면서 나중에 계리사 자격증을 따는 방법이다.

 

보험계리사의 경우도 보험사 직원이기 때문에 보통 매달 30여 만원의 자격 수당을 빼곤 연봉은 비슷하다. 그러나 금융권에서 연금 등 장기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계리사의 몸값이 오르는 추세다. 박해춘 우리은행장도 계리사 출신이다.

 

국내에서도 계리사의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IMF 외환위기 당시 20여명의 불과하던 계리사가 10년 사이 100여명으로 늘었다. 국제 금융시장이 급하게 요동칠수록 정확한 위험 예측과 대비가 보험사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가 도입되고 금융권에서 연금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년 유망 직종으로 손꼽힌다.

 

 보험의 처음과 끝, 언더라이터와 손해사정사

 

언더라이터(underwriter)는 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의 위험 정도를 심사해 가입 승인을 결정하는 사람이다. 보험의 발생지인 영국에서 보험 계약을 승인할 때 승인자가 서명을 한데서 유래했다. 언더라이터들은 연령, 직업 같은 환경적 요인과 고의가입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 분석한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가입자와 낮은 가입자를 분류해 보험료를 책정하고 계약자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작업을 하기도 한다.

 

보통 공채된 일반 직원 가운데 회사의 내부 과정과정과 자체 시험을 통과한 사람이 언더라이터로 활동하게 된다. 생명보험사 언더라이터의 경우 의료 관련 분야를 담당하기 때문에 간호사 출신을 특채하기도 한다. 생명보험협회에서 자체 실시하는 자격증 제도가 있지만 의무 사항은 아니다.

 

언더라이터가 보험의 시작을 담당한다면 손해사정사는 보험의 끝을 담당한다. 사고가 났을 때 손해액과 보상 정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고 현장을 찾아 사고 사실을 확인하고 보험 약관에 따라 적절한 보험금을 책정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금융감독원 주관으로 매년 손해사정사 시험을 치러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활동할 수 있다.

 

사고 상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는 전문직인 만큼 손해사정사 자격증도 분야별로 세분화돼 있다. 업무에 따라 1종(화재·기술보험 등), 2종(선박 항공 관련 보험), 3종 대인(자동차 보험 중 사람에 대한 피해), 3종 대물(자동차 보험 중 차량 등 재산 피해), 4종(상해, 질병 보험) 손해사정사로 나뉜다. 지원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분야를 선택해서 집중 공부를 하고 그에 해당하는 시험을 봐야 한다.

 

보험 꽃, 영업 직원

 

실제 사람을 만나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설계사들은 법적으로는 보험사에 직접 고용된 것이 아니라 보험 계약에 따라 수당을 받는 자영업자들이다. 채용설명회, 신문광고, 소개 등 다양한 경로로 선발되며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에서 주관하는 판매자격시험을 통과한 뒤 회사별로 3개월 내외의 연수를 받게 된다. 최근에는 대졸 남성들까지 몰리고 있으며, 판매실적이 뛰어난 보험설계사들의 경우 보험사 간에 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험설계사 가운데 억대 연봉 클럽에 가입돼 있는 사람들은 5600여명에 이른다. 고객을 직접 만나야 하기 때문에 사교성이 필수요건이며 고객의 자산 설계에 대해 조언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 관련 지식도 갖춰야 한다.

 

보험사에 직접 고용된 사람 가운데도 영업 현장을 누비는 이들이 있다. 영업소 관리직은 실제 보험을 팔지는 않지만 보험 설계사를 관리하고 영업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다. 기업을 상대로 퇴직연금, 수익증권, 단체보험 상품을 파는 법인 영업 분야도 발로 뛰는 직군이다. 법인 영업의 경우 임직원까지 직접 판매 업무를 담당한다.

 

 보험사의 진짜 경쟁력, 상품 개발·자산 운영

 

보험사도 이제 돈을 굴려야 살아 남는 시대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도 시장 동향을 분석해 자산을 키우는 분야가 뜨고 있다. 국내 보험사는 자산 가운데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는 비중이 크지만 점차 주식·파생상품으로 투자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보험사의 자산 운영 담당은 주로 CFA(공인재무분석사), FRM(재무위험관리사) 등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증권사, 은행 출신도 다수 포진해 있다. 보험사별로 채용 방법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공채보다는 특채를 통해 뽑는 경우가 많다. 보험계리사 가운데 일부도 자산 운용 분야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 밖에 ‘보험의 홍수 시대’에 보험사에서 뜨는 직군이 바로 상품 개발 분야다. 보험이 발달한 미국·유럽 등의 보험 상품을 연구하고 국내의 사회 변화에 맞는 상품을 내 놓는 일을 담당한다.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