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인턴 입사후기
전공서적을 읽기엔 부담스럽고, 그냥 앉아 있자니 불안하고…. 요즘은 신문 읽기가 신경안정제예요."
`취업하기보다 힘들다`는 증권사 인턴십에 선발된 사총사. 이들은 어떻게 현재를 일궈냈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까.
굿모닝신한증권 여의도 본사에서 이들을 만나봤다. 대학생 티가 채 가시지 않은 앳된 얼굴이지만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인턴들은 순식간에 친해져서 왁자지껄 떠들다가도 `취직 이야기` 앞에선 사뭇 진지해졌다. 대학 졸업예정자로서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현실이다.
하지만 특유의 위트와 자신감은 잃지 않은 그들. `오늘 신문에서 가장 관심 있는 기사가 뭐냐`는 질문에 비정규직 관련 기사를 가리키며 "우리도 얼른 비정규직(인턴)에서 정규직(신입사원)으로 옮겨가야죠"라며 활짝 웃는다.
증권사 인턴들은 담소를 마치고 `신문과 취직`을 주제로 1시간여 진지한 대화를 이어갔다.
맏형인 김정훈 씨(28ㆍ고려대 경영ㆍ한화증권)는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경제신문 읽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입을 열었다.
어학연수를 다녀와 증권사 취직을 목표로 신문을 읽기 시작한 그는 "처음에는 경제기사가 어렵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다른 분야보다 재미있다"며 "미처 다 못 읽은 신문을 생각하면 속이 상한다"고 애정을 보였다.
이은영 씨(24ㆍ이화여대 영문과ㆍ굿모닝신한증권)는 고등학교 때부터 제대로 신문활용교육(NIE)을 받았다.
일주일에 두 번씩 신문 일기를 작성해 친구들과 돌려보고 토론하는 방식이었는데, 이씨는 "어려서부터 꾸준히 신문 읽는 습관을 기른 게 삶의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가 넘치지만 신문은 지면을 직접 넘기면서 읽는 만큼 관심이 적은 분야에 대해서도 큰 제목 위주의 전반적인 정보를 취득할 수 있어 세상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
아예 시험 공부를 하듯 형광펜으로 줄을 쳐가며 신문을 읽는 `꼼꼼파`도 있다. 이지현 씨(24ㆍ이화여대 국제학부ㆍ우리투자증권)는 "신문을 백과사전 보듯 구석구석 되도록 많은 기사를 읽으려고 노력한다. 팩트(사실)는 신문에서 얻고, 인터넷에서는 여론 동향을 알기 위해 댓글을 검색하는 편"이라며 신문 읽기 노하우를 전했다.
요즘에는 인턴생활과 취업 준비로 시간이 부족해 지하철 타는 시간을 쪼개 신문을 읽고 있다며 가방에서 잔뜩 줄이 쳐진 신문을 꺼내 보여줬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고윤광 인턴사원(27ㆍ동국대 경영)은 대학교 증권투자동아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신문 읽기를 시작했다.
기업과 산업 전반의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서였다. 고씨는 "신문마다 특유의 논조가 있어 한 신문만 계속 읽다 보면 반대 입장을 이해하기 힘들어진다"며 같은 이슈에 대해 여러 기사를 읽어볼 것을 권했다.
네 명의 인턴은 눈앞에 닥친 취업 문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인턴십을 하고는 있지만 취업이란 높은 벽에 한숨을 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란다.
이지현 씨가 들려준 취업 면접 경험담 하나. 토론 면접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제 이슈가 주제로 주어졌는데 첫 발언자가 매일경제신문에 나온 기사 내용을 토대로 주장을 펼치자 나머지 사람들은 할 말이 없어 매우 당황해했다고.
취업준비생이라면 누구나 신문을 본다. 하지만 비판적으로 다양한 기사를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촘촘히 쌓아야 한다.
이것이 취업 경쟁에 당당히 맞선 예비 경제인들이 말하는 `똑똑하게 읽고 성공하는 신문 읽는 왕도(王道)`다.
출처:매경